대기업들 투자 부진 속 명맥 이어가
[글로벌이코노믹=강기성 기자] 제조업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일본·독일과 함께 선도그룹의 반열에 서 있다. 국제로봇연맹, 즉 IFR(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의 최신 통계를 보면, 2012년 말 현재 우리나라는 피고용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대수를 뜻하는 ‘로봇 밀도’가 396대로 단연 세계 1위다. 일본이 332대, 독일 273대, 스웨덴 164대로 뒤를 이었다. 2013년 우리나라 산업용 로봇은 내수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는 모습을 보이며 매출액 1조8000억원에 근접했다.그 중심에 있는 기업인 현대중공업은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국내 1위(시장점유율 60%), 세계 4위 업체다. 1984년 자동차 조립 로봇을 만들기 시작해 2011년에는 연간 4천대 생산 능력의 대형 로봇공장을 세웠다. 현재 20여종의 자동차 조립 로봇과 10여종의 액정표시장치(LCD) 운반 로봇을 생산해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울산에 연간 4천대 규모의 신로봇공장을 세우고 2014년까지 세계 톱3에 진입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 특히 매출의 40%인 수출 비중을 60%까지 올리는 등 해외 수출 쪽으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건조현장에 이동이 간편한 휴대용 용접 로봇을 개발해 선박 건조현장에도 투입하고 있다. 용접 로봇은 크기가 가로 50cm, 세로 50cm, 높이 15cm 정도로 작고, 무게는 15kg으로 휴대가 편해 사람이 작업하기 어려운 협소한 공간에서도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 특히 이 로봇은 팔이 6개의 관절로 이루어져 사람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작업이 가능하다. 작업 속도는 숙련된 기량의 용접사와 비슷하며, 균일한 품질로 장기간 연속적인 작업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로봇에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면 선박 블록의 절단, 녹제거와 페인팅 작업이 가능하다”며 “향후 육ㆍ해상플랜트와 건설장비 제작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의료기기 개발사 인튜이티브서지컬. 수술로봇의 대명사인 ‘다빈치’를 개발한 곳이다. 다빈치를 이용한 수술은 다양한 외과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보편화되고 있다. 그 덕분에 이 회사는 다빈치의 판매와 유지 보수 등으로 매년 1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현대중공업이 제품 개발 이후 통상 10년이 소요되던 수술로봇의 상용화기간을 4년으로 앞당겨 국내에서도 ‘다빈치’ 신화를 일군다.
현대중공업에서 의료로봇 개발을 담당하는 정성현 상무(중앙기술원 미래기술연구소)는 24일 ‘2013 로보월드’ 부대행사로 열린 ‘2013국제로봇심포지움’(ISR 2013) 초청강연에서 현재 상용화를 앞둔 골절 접합 로봇은 9개월여, 인공관절수술로봇 ‘로보닥’은 2년만에 각각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정 상무는 “산업용이 아닌 서비스용은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하려고 한다”며 “콘텐츠가 우수한 작은 기업들과의 컨소시엄을 만들어 각 분야별로 합쳐 공동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전세계 의료로봇시장 규모는 연평균 11%의 고성장을 거듭, 27억3400만달러에 이르렀고 오는 2016년에는 38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또 업계 1위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대표제품 ‘다빈치’를 2500대 이상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