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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남북통일이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 장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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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남북통일이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 장식하자"

[허은숙의 CEO캐리커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캐리커처=허은숙화백이미지 확대보기
▲캐리커처=허은숙화백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남편 정몽헌 회장이 갑자기 타계하는 바람에 가정주부에서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해 12년째 현대그룹을 이끌어오고 있다. '집에서 살림하던 주부가 얼마나 잘하겠어?'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런데 현대그룹은 남북경색으로 대북사업이 큰 차질을 빚으면서 실제 유동성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현대그룹은 2013년 말 자구(自救) 계획안을 내놓았다. 재계에서는 현정은 회장이 내놓은 자구안이 계획대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에 의구심을 보냈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현재 이구동성으로 현대그룹은 당초 자구안(案)보다 20% 초과 달성했다는 칭찬을 듣고 있다.

현대그룹 구조조정의 마지막 관문이라 할 현대증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PE가 최근 선정됨에 따라 1년 넘게 진행되어 온 그룹의 구조조정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현대증권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현대그룹과 관련한 자금난 얘기는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정은 회장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를 얻었다. 하나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고, 또 하나는 그룹의 지배구조를 자연스럽게 개편하면서 안정적인 경영권도 확보한 것이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현대로지스틱스를 정점으로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의 순환출자 구조를 보였으나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하면서 '현정은 회장→현대글로벌→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아산'으로 이어지는 지주사 형태의 지배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됐다.
현대그룹이 자구안을 이렇게 신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배경은 현정은 회장의 '뚝심 경영' 덕분이다. 현 회장은 동부그룹 경영진과는 달리 '알짜' 자산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최고의 자산인 '기업의 신용'을 시장으로부터 얻었다.

그러나 현정은 회장에겐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남은 계열사인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대상선의 실적 회복과 현대아산의 대북 사업 활성화가 현 회장 리더십의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다.

그렇다고 현정은 회장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현대상선과 현대아산은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정은 회장에게는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는 단비 같은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바로 연료 단가 하락과 컨테이너 운임 상승으로 현대상선의 적자폭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현정은 회장은 현대아산 직원들에게 금강산 관광 재개가 결정되면 2개월 안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정은 회장은 "남북 경협에 대한 희망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만들어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현대그룹이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현정은 회장의 시아버지인 고 정주영 회장이 통일의 소를 몰고 북한으로 가면서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은 시작됐다. 한때는 금강산 관광으로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지만, 남북경색이 장기화 되면서 현대그룹을 위기로 몰아넣는 아킬레스건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서서히 불어오는 남북교류에 대한 기대감은 현정은 회장에게 재도약의 발판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