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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전자-금융-신사업 '3대 골든 비지니스' 축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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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전자-금융-신사업 '3대 골든 비지니스' 축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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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재계 1위 삼성그룹이 제일모직삼성물산을 흡수합병키로 하면서,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향후 경영승계를 위한 지배력 제고와 제일모직-삼성전자-삼성생명이라는 '3대 핵심 사업' 축을 만들 게 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6일 전격적으로 합병을 발표했다. 이에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삼성물산) → 삼성생명삼성전자로 연결되는 단순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그 배경과 핵심은 후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통한 경영 승계 가속화다 .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지배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실질적인 지주회사 노릇을 하고 있는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합병이나 분할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딜레마를 풀 수 있는 '키'가 제일모직과 흡수합병을 결정한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전자사업이라는 핵심 사업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 지분 을 각각 4%, 17%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삼성전자는 삼성에스디에스지분을 22.6%를 보유하고 있는 등 전체 전자 계열사 지배력이 확고하다.

또한 금융회사인 삼성생명 지배력 제고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법인(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 19.4%를 보유할 수 있게 됐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는 물론 그룹 내 '2대 금융사'인 삼성화재지분을 15.0%나 보유해 그룹 내에서 '금융지주회사' 노릇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삼성생명에 대한 이 이 부회장의 지배력은 최근 사이 한층 강화됐다. 지난해 삼성생명 지분을 매입한데 이어 지분 4.68%를 쥐고 있는 삼성문화재단과 2.18%를 확보한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에 오른 것은 이 부회장의 금융사 지분 확보는 물론 그룹 지배력 제고에 '신의 한수'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삼성그룹이 지난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지목했던 바이오 사업의 키를 이 부회장이 쥐고 진두지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합병을 통해 패션, 식음, 건설, 레저, 바이오 등 글로벌 의식주 및 바이오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양사가 각각 운영해 온 건설 부문을 통합, 건설사업 경쟁력 제고 및 운영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지배력 제고 및 3대 핵심 사업 구축, 그리고 향후 이 부회장 등 3세들 간 계열분리에 따른 사전 교통정리 포석도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그룹 오너일가의 지배력 제고는 '덤'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기준 주가에 따라 1대 0.35로 합병을 할 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합병 회사 보유지분은 총 16.5%다. 이는 현재 이 부회장이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또한 제일모직 지분을 각각 7.8%씩을 갖고 있는 이부진 호텔신라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합병회사 보유지분은 각각 5.5%가 된다.

현재 제일모직 지분 3.4%와 삼성물산 지분 1.4%를 쥐고 있는 이건희 회장은 합병 회사의 지분율은 총 2.9%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현재 지분대로라면 삼성그룹 오너일가의 합병회사 지분은 총 30.4%에 달한다. 다만 이것은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돼 향후 삼성이 풀어야 할 숙제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