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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적자 내는 중국 철강업계 "바닥의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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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적자 내는 중국 철강업계 "바닥의 끝은 어디인가"

적자를 감수한 과잉생산은 해외 밀어내기 수출로

[글로벌이코노믹 김국헌 기자] 중국 철강업체들이 무더기 적자를 내고 있다. 중소형 철강사들 뿐만 아니라 대형 철강사들까지 적자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우한강철, 바오산강철, Anyang강철, Shougang 등 중국 대형 철강업체들이 1~3분기까지 누계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Shougang은 3분기에만 누계 적자의 61%에 해당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강철공업협회(CISA)에 가입된 철강사들은 1~3분기까지 280억 위안(44억달러)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3분기 기준으로만 봐도 중국 대형 철강사들의 실적 부진은 눈에 띌 정도다. 바오산강철은 지난 7~9월 9억위안(약 16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바오산강철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약 3년만으로 같은 기간 매출액은 9.9% 감소한 415억위안, 영업이익은 15억위안 적자를 기록다.

같은 기간 마아산강철의 매출은 27.6% 감소한 112억위안, 영업이익은 15억위안 적자를 기록했고, 허베이강철 역시 매출액이 24.9% 급감했다.

바오산강철 관계자는 "앞으로 1~2년은 중국 철강업계가 가장 침체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혀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대부분 손실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지속하고 있는 배경에는 값싼 노동력과 국영은행과 지방정부가 철강업체의 부채를 연장하면서 디폴트를 면하게 해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철강사들은 자기들만 감산하면 손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철강재가 공급과잉이라고 해서 자기만 생산을 줄인다고 표시가 날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최대 생산을 유지하고, 해외에 저가로 팔면서 공장을 계속 가동하며 버티고 있는 것이다.
중국 철강사들의 적자를 감수한 과잉생산은 해외 밀어내기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 철강 수출량은 5240만t으로 작년 동기 대비 28%나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 가면 올해 전체 수출량은 연간 최대치였던 지난해의 9400만t을 넘어서 1억t선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일본의 철강 총 생산량(1억1000만t)에 맞먹는 양이다.

중국에서 넘쳐나는 값싼 철강이 전세계로 밀어내기 수출되면서 중국 시장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이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 철강가격은 10년 내 가장 싸다.

철강업계는 중국 철강사들의 도산만이 답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하나의 회사가 사라지더라도 설비는 어딘가로 매각되는 구조기 때문에 과잉생산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철강업계의 시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요 감소와 생산 과잉으로 중국 철강기업들은 저수익 시대에서 제로 수익 시대로 진입했다"며 "중국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가 보이지 않고, 중국 좀비 철강기업들이 끈질기게 버티고 있어 한계점을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k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