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오전 재판에는 최명진 모나미 승마단 감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감독은 40여 년 간 승마계에 종사한 인물로 1986년부터 2009년까지 삼성전자 승마단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활약했다.
최 감독의 아들인 삼성 승마단 소속 최인호 선수는 삼성이 진행하려 했던 함부르크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 함부르크 프로그램은 삼성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할 승마선수를 육성·지원하기 위해 계획했던 프로젝트다.
최명진 감독은 “지난해 박상진 사장과 황성수 전무를 만나 해외 전지훈련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선수들이 사용할 숙소 등이 준비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전지훈련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은 최명진 감독의 진술조서와 증언 등을 토대로 삼성이 함부르크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지원이 언론의 지탄을 받을 수 있어 다른 선수들을 ‘끼워넣기’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명진 감독과 최인호 선수가 삼성 관계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함부르크 프로그램 관련 기획서 등을 보지 못해 프로젝트의 진정성에 의문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특검의 주장에 강하게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최명진 감독의 진술로 삼성이 국정농단 사태가 발발하기 전부터 다른 선수 등 승마계 전체를 지원하려 했던 목적이 입증됐다”며 “프로젝트 계획서가 없다고 계획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문했다.
이어 “함부르크 프로젝트의 목적이 삼성이 정유라를 지원하기 위해 다른 선수를 끼워맞춘다는 것은 증인의 생각”이라며 “특검의 진술조서 등은 사건 취지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특검은 지난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변호인단도 이에 동의했다. 박 전 대통령의 증인신문은 다음달 중순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