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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등 켜진 노동이슈] 최대 370만t 감산 목표 석화, 인력 감축 최소화 '모순 과제'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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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등 켜진 노동이슈] 최대 370만t 감산 목표 석화, 인력 감축 최소화 '모순 과제'에 고민

NCC 보유 기업들 올 연말까지 사업 재편 계획 마련
대규모 생산량 감축 속 고용 영향 최소화도 달성해야
대산·여수·울산 등 NCC 통합 속 인력 감축 불가피해
노란봉투법 통과로 정리해고 등에도 파업 우려 커져
여천NCC 여수 에틸렌 3공장 전경. 사진=여천NCC이미지 확대보기
여천NCC 여수 에틸렌 3공장 전경. 사진=여천NCC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나프타분해시설(NCC) 생산량 30% 감축 목표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가 요구한 '고용 영향 최소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상 인력 감축 없이는 생산 축소가 어려운데 이를 지키라는 상충된 '임무'를 달성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통과로 교섭 범위까지 확대되며 부담은 더 커졌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조와의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등 10개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연말까지 정부에 제출하기 위한 사업 재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석유화학 산업 구조 개편의 방향으로 NCC 생산량 최대 370만t 감축,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고용 영향 최소화 등을 함께 제시했다.

다만, 이를 두고선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인력 감축 최소화' 요구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NCC의 전체 용량은 내년 완공을 앞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를 더하면 1470만t인데, 목표를 맞추려면 최소 2~3개 공장이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다른 제품 생산 라인으로 인력을 전환 배치하더라도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업체들은 NCC 통합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충남 서산 대산 NCC 통합을 논의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설비를 HD현대케미칼이 별도 법인을 세워 이를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7개 NCC 공장이 있는 여수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업계에선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 일부 설비를 폐쇄해 생산량을 줄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회 문턱을 넘은 노란봉투법도 부담이 되고 있다. 사용자 범위 확대, 노동쟁의 대상 확대,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 주요 쟁점 중 '노동쟁의 대상'이 확대된 것이 앞으로의 구조조정 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예전에는 노조가 임금, 성과급, 근로 시간 등에 대해서는 파업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구조조정·정리해고·사업 통폐합 결정에도 쟁의 행위를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미 현장에서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 감축이 이뤄지는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노조와의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실제 정부의 석유화학 사업 재편 계획이 발표된 이후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은 "설비 감축과 통합은 필연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져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른 화학 업계 관계자는 "정년퇴직하시는 분들과 신입 공채 뽑는 인원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인력 규모는 작아질 것"이라며 "우선 이렇게 진행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