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반도체, 미∙중은 국가 지원 탄탄한데 우리 기업만 '고군분투'

공유
0

반도체, 미∙중은 국가 지원 탄탄한데 우리 기업만 '고군분투'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이 깊어지는 가운데 막대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과 미국에 밀려 우리 반도체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5일 전경련에 따르면, 2014년~2018년 주요 21개 글로벌 반도체기업 중 매출액과 비교한 정부지원금 비중이 가장 높았던 상위 5개 기업 중 3개가 중국 기업으로 나타났다.

SMIC는 매출의 6.6%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았고, 화홍 5%, 칭화유니그룹 4%였다.

스위스 ST, 네덜란드 NXP도 정부 지원 비중이 높았다.

이미 세계시장 선두에 있는 미국 기업도 세제혜택과 연구개발(R&D) 등의 명목으로 상당한 수준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마이크론 3.8%, 퀄컴 3%, 인텔은 2.2% 등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0.8%, SK하이닉스는 0.6%로 중국과 미국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2015년 이후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공격적인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14년까지만 해도 4개에 그쳤던 중국에서는 2015년~2018년 29개의 기업이 M&A에 뛰어들었다.

2012~2014년 100억 달러(12조 원) 내외였던 세계 반도체 M&A시장은 중국의 적극적 참여로 2016년 596억 달러(72조 원)까지 치솟았다.

이를 통해 중국은 단기간 내 시장 진입과 외부 기술․전략 흡수에 성공했다.

OECD는 보고서에서 "중국기업의 적극적 인수합병에는 2014년 마련된 중국의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의 기여가 컸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은 각국의 반도체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45%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했고, 중국의 경우 2% 미만이던 점유율이 지난해 5%까지 높아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0년 14%에서 2018년 24%로 상승했으나 지난해에는 19%로 낮아졌다.

유럽과 대만은 점유율이 9년째 정체를 보였고, 2011년 20%였던 일본의 점유율은 지난해 10%까지 떨어졌다.

전경련은 미중 반도체 패권전쟁이 심화되며 미국의 반도체산업 지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TSMC 공장 유치에 이어 의회에서 반도체 연구를 포함해 첨단산업 지출을 1000억 달러(120조 원) 이상 확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백악관은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을 위한 관계부처 합동 워킹그룹도 발족한 바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