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쌍용C&B 등 인수한 김광호 KHI그룹 회장, 조선업에 눈 돌려
多선종 특화전략 대한조선·케이조선, 각자 경영 후 합병 가능성 높아
多선종 특화전략 대한조선·케이조선, 각자 경영 후 합병 가능성 높아

6일 금융권에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지난달 31일 KHI·한투SG컨소시엄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대한조선은 채권단이었던 산업은행과 체결했던 경영정상화 특별 약정도 동시에 종료됐다. 사실상 KHI그룹이 대한조선 인수를 마무리한 것이다.
KHI그룹에 인수된 대한조선은 옛 대주그룹 계열사로 중형급 탱커,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을 주로 건조해왔다. 200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이 된 대한조선은 2011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이 위탁경영을 맡기도 했다.
특히 주력선종인 탱커선의 경우 2019년부터 3년 연속 세계 일류 상품에 선정됐으며, 시장점유율 역시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셔틀탱커선, LNG이중연료 추진선, 컨테이너선 등 중형선 시장에서 다선종 전략을 내세우며 2년 치 물량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업계에서는 대한조선의 매각 소식만큼이나 대한조선을 인수한 KHI그룹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KHI그룹이 지난해 7월 인수한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을 소유하게 되면서 향후 조선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를 잇는 업계 4위의 중대형 조선사로 떠올라서다.
KHI그룹의 광폭행보는 김 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김 회장은 금융권에서 ‘M&A의 마술사’로 불릴 정도로 기업회생과 인수합병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로 무역업과 한계기업 턴어라운드를 통해 주력했던 김 회장은 지난 2020년 유암코와 함께 케이조선 인수에 나서며 조선업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유암코와 함께 재무적 투자자에 만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김 회장이 대한조선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계기업 턴어라운드를 통해 다져졌던 그의 경영능력이 조선업계에서도 빛을 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일단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이 '각자 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조선사 모두 주력인 탱커선과 운반선을 기반으로 최근 중형 컨테이너선, PC선에 이르는 다양한 선종 확대에 나서고 있어서다.
관련업계에서는 주력 사업부문이 겹치는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의 합병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제 KHI는 대한조선 인수 심사 과정에서 조선업종끼리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케이조선이 경우처럼 대한조선 역시 선종 다변화 전략을 펼치며 수익성 향상 및 수주처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두 조선사를 KHI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만큼 일정 시간이 흐른 뒤 공동경영 및 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