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권영수 "출근하고 싶은 회사 만드는 게 꿈"
삼성SDI 최윤호 "진정한 소통이 1등 기업 이끌어"
삼성SDI 최윤호 "진정한 소통이 1등 기업 이끌어"

LG에너지솔루션의 최고경영자(CEO) 권영수 부회장은 '속도'로 임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CEO와 직원 간 핫라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 '엔톡(EnTalk)'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해당 채널을 통해 직원들의 질문과 건의사항 등 의견을 확인한 뒤 즉답이 가능한 부분은 7일 이내, 유관 부서 등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1개월 이내에 댓글로 답변하는 식이다.
실제 임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사례도 있다. 업무 개선을 위한 'RPA(사무자동화) 전담조직' 구성, 육아휴직 확대 및 임신·난임 휴직 도입, 본사 내 어린이집 개원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라는 권 부회장의 바람이 사내 정책 변화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직원들의 만족도뿐만 아니라 소통에 꾸준한 모습을 보여온 권 부회장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졌다는 전언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직후부터 소통을 강조해왔다. 엔톡도 그 달에 개설했다. 당시 자사 배터리가 공급된 완성차 업체의 리콜 결정 등 화재에 따른 배터리 품질이 이슈에 오르자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길게 보면 거쳐야 할 과정이기 때문에 주눅 들 필요가 없다"며 직원들을 다독인 것도 권 부회장이었다. 올해는 신년사를 대신해 '행복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6대 과제'를 발표했다.
권 부회장이 제시한 과제는 △핵심에 집중하는 보고·회의문화 △성과에 집중하는 자율근무문화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한 수평문화 △감사와 칭찬이 넘치는 긍정문화 △임직원의 건강 및 심리를 관리하는 즐거운 직장활동 △이웃 나눔 문화다. 성과 창출에 방해되는 요소들은 과감히 없애고, 임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권 부회장은 "배터리 비즈니스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는 모든 업무에 '최초'를 기록하는 사람들"이라면서 "모든 구성원이 일할 맛 나도록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자세로 듣겠다"고 밝혔다. '이청득심'은 상대를 존중하고 귀 기울여 경청하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권 부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경영철학과 일맥상통한다. 경영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는 경청이라는 게 권 부회장의 설명이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발로 뛰며 임직원들을 만났다. 지난해 12월 신임 대표로 내정된 직후 경기도 기흥사업장에서 개최한 소통 간담회를 시작으로 4개월여 동안 국내외 임직원 대상 간담회를 30여 차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소통의 방식은 타운홀 미팅 '오픈 토크'로 발전시켰다. 온라인 생중계로 전 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 행사는 올해 4월 처음 시작해 분기마다 한 번씩 진행되고 있다.
그 때문에 내부에서도 최 사장의 소통 행보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것.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그룹 이미지를 벗었다는 외부의 평가도 소기 성과로 꼽혔다. 앞서 직원들은 최 사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향후 '뉴삼성'을 이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 언론과 거리를 두기보다 응대에 적극적인 성향이라는 점을 근거로 회사의 성장은 물론 분위기 쇄신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냈다.
실제 삼성SDI는 그룹 내 입지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에 최 사장이 동행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는 사례다. 업계에선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적 성장과 함께 내적 성장으로 '진정한 1등'에 도전한다는 게 미래 비전으로 읽힌다. 삼성SDI는 오는 2030년 글로벌 톱티어(Top Tier)가 목표다.
최 사장은 "어떤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하더라도 성장의 기회는 열려 있고, 준비된 회사만이 그 기회를 포착해 성장으로 연결한다"며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을 강조했다. 동시에 소통은 "진정한 1등 기업이 되기 위한 변화의 출발이자 가치창출의 시작점"이라면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소통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진심을 전했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