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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혹한기'…전례 없는 불황 언제 회복될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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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혹한기'…전례 없는 불황 언제 회복될지 미지수

켬퓨터 회로기판 위에 설치된 반도체칩.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켬퓨터 회로기판 위에 설치된 반도체칩. 사진=로이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SK 하이닉스는 최근 분기 보고서에서 반도체 시장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55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산업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꺾이게 되었다고 야후 파이낸스 등 외신이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댈러스에 본사를 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가전제품부터 미사일까지 모든 분야에 반도체 칩을 납품하고 있는데, 이번 분기 매출은 48억 달러로 분석가들이 예상한 49억3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25일(화) 밝혔다.
한편 하이닉스는 메모리 가격이 지난 분기 대비 20% 하락했다며 "시장 상황이 전례 없이 악화됐다"며 내년도 설비투자를 최소한 절반으로 줄일 방침이다.

그 두 회사의 수익 보고서는 최근 며칠 동안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에 뒤이어 나왔다. 핵심 벤치마크인 필라델피아 증권거래소 반도체 지수는 이달 중순 이후 약 11% 상승하며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반도체 수요 감소세가 언제쯤 완화되기 시작할지 여전히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공급과잉을 막고 마진율이 낮은 제품의 생산을 줄이려는 하이닉스의 조치를 반겼다.

IG마켓의 허베 첸 애널리스트는 "한국 반도체 제조사의 극적인 자본투자 축소는 고조되는 불확실성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담한 조치"라고 말했다. 생산량 감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마진을 높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부진한 반도체 수요가 경기침체에 덜 민감했던 산업 장비 반도체 칩에 영향을 주었다며 경기침체가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PC 제조업체에 대한 윈도 소프트웨어 판매가 예상치를 밑도는 등 5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우려를 더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도 반도체 업계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하이닉스는 상하이 인근 우시에 있는 D램 생산공장이 미국의 제재로 지속·생산 확대에 필요한 장비를 수입하지 못하는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반도체 메모리 산업이 전례 없는 시장 상황 악화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주요 구매자인 PC와 스마트폰 제조사의 출하량이 줄었다.
생산량을 30% 감축하고 있는 동종 메모리 제조업체 키오시아 홀딩스도 시장이 심각한 상태이며 언제 심리가 개선될지에 대한 확신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 회사는 낸드 메모리 수요가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26일(수) 욧카이치 공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하야사카 노부오 사장은 "메모리 시장 상황이 심각하고, 현재 조정기간이 얼마나 길고 깊을지는 모두가 알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PC, 스마트폰 및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언제 회복되기 시작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개인용 기기의 수요 둔화에 놀라지 않았지만, 산업 장비 시장은 예상보다 약세를 보였다며 전반적으로 주문은 악화되었고 취소는 이번 분기에 증가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TSMC, 인텔,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업체들은 모두 반도체 수요 침체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삼성은 오늘 2019년 이후 처음으로 31.39% 영업이익 감소를 발표했다.

그러나 라파엘 리자디 T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의 부진이 단순히 고객들이 재고를 줄이기 위해 줄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더 심각한 경제적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