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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봉에 인센티브까지 차별"…내부 갈등 커지는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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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봉에 인센티브까지 차별"…내부 갈등 커지는 삼성전자

인센티브, 초임 등 혜택·처우 달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삼성깃발.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삼성깃발.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같은 회사 내 반도체(DS) 부문 대졸 초임 인상에 이어 생활가전 인력모집에 인센티브 혜택을 준다는 소식에 차별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사내 게시판에 DX부문 임직원 대상으로 생활가전사업부 인력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서류와 면접을 통과하면 특별 인센티브 2000만원 등 다양한 혜택이 준다는 내용이다. 성과급 지급을 3년간 현 사업부 수준으로 보장하고 초과이익 성과급(OPI)과 목표달성 장려금(TAI) 등은 현 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 중 높은 금액을 택할 수 있다. 또 3년 뒤 기존 사업부로 복귀할 수 있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활가전 사업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신개념 프리미엄 가전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며 매년 두 자리수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지만, 글로벌 초일류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임직원들의 경험과 역량이 필요해 잡포스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통상 각 사업부의 인력 수요 등에 따라 수시로 잡포스팅을 하지만 이러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에 회사 노조는 사측에 잡포스팅 철회 요청문을 보내 강력하게 반발했다. 요청문에는 "생활가전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회사에 바친 헌신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근본적인 개선 대책 없이는 이번 잡포스팅은 미봉책일 뿐"이란 지적이 담겼다. 노조는 오는 14일까지 사측의 회신을 요청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서도 사기가 저하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직원들은 "생활가전사업부는 매년 초과이익 성과급도 적게 줘서 박봉에 동기들보다 누적으로 못 번 돈이 수억원", "이번 공고는 생활가전사업부를 모두가 오기 싫어하는 곳으로 낙인 찍는 대참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일 뿐만 아니라 최근에도 생활가전사업부의 불만을 키운 일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반도체(DS)부문의 대졸 초임 연봉이 5300만원으로 인상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 초임 인상에 DX부문은 제외였다는 부분이다. 그동안 사업 부문별 복지나 보너스 등은 차등지급됐지만 초임이 달라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직원들 사이에서도 3년차 이하 직원들과 신입 연봉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거나 오히려 역전돼 불평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가전 실적 부진에 인재 수혈을 위해 강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위기타파 고육지책이 직원들 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선 인력 이탈을 방지하고 인재 확보하려는 노력이 도리어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