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0일 조직개편을 단행, 2부문 8본부 체제로 변모했다. 지난해 12월 27일 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정탁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이달 6일에는 본부장급 임원 인사에서는 트레이딩 부문장에 이계인 부문장을, 에너지 부문은 이전혁 부문장을 선임했다. 정탁 부회장 1인 대표이사를 축으로, 부사장급인 이계인‧이전형 부문장이 양대 사업을 책임지는 구조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 직속으로 정도경영실과 기업시민사무국, 법무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4개 실‧국 조직이 구성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 2개 부문 8개 본부는 회사를 넘어 그룹 차원의 신사업을 기획하고, 선 추진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대우그룹 시절 종합무역상사였던 ㈜대우는 ‘그룹 안의 그룹’으로 불리며 자체적으로 신규시장 진출 및 개척, 계열사 사업 총괄, 금융 조달, 인력 채용 등을 독자적으로 수행했다.
전체 조직이 매우 단순화한 것도 종합무역상사의 특징 중 하나다. 임직원 개개인이 하나의 사업체라고 불리는 종합무역상사는 직원 스스로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기 위해 많은 결정권을 부여하고 활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 창의적인 사업 발굴을 위해서다. 이러한 사업은 착수 즉시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부서 간 협업과 지원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종합무역상사 대신 ‘종합사업회사’로 진화하겠다는 의지와 맞물린다. 이런 배경이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그룹의 모태는 포스코이지만, 철강재 생산과 설비투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해외 마케팅과 신사업 추진은 더 전문적인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맡기는 것이 더 나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포스코 그룹이 키워나가고 있는 7대 핵심 사업은 모두 해외사업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들 사업에서 일정 부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정탁 부회장이 이끌어 나간다. 그에 대한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의 신뢰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파푸아섬에서 팜 농장을 개발해 2017년부터 팜 원유를 생산해 왔다. 지난해에는 CPO(팜 원유) 18만t을 생산해 매출 1억7000만달러, 영업이익 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종합상사 업계 관계자는 “2010년 포스코 그룹에 편입된 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과거 대우그룹 절의 전성기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삼성과 SK, LG, 현대 등 4대 그룹 종합상사들의 사업 비중이 축소되고 있는 반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세를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