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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쇼크에 노조변수까지…삼성 전자계열 9개 노조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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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쇼크에 노조변수까지…삼성 전자계열 9개 노조 뭉쳤다

전자·디스플레이·SDI 소속 9개 노조들, 연대 통해 단체교섭
자사주 53주 지급안, 1억 20년 무이자 등 노조 요구안 눈길

삼성 전자계열사 5개 사업장 소속 9개 노동조합이 2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디지털프라자대치점 앞에서 노조연대를 결성하고 출범을 선언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 전자계열사 5개 사업장 소속 9개 노동조합이 2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디지털프라자대치점 앞에서 노조연대를 결성하고 출범을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경기침체로 인해 실적악화 위기에 빠진 삼성전자에 '노조변수'라는 새로운 악재가 등장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전자계열사 소속 9개 노동조합들이 연대 출범을 선언해서다.

3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 전자계열사 노조 연대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에서 연대출범을 선언했다. 전자계열사들의 불성실한 교섭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연대를 결성했다는 게 노조 연대 측의 설명이다.
삼성 전자계열사 노조 연대는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전자노조 '동행' △ 삼성전자 사무직노조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통합지회 △삼성전자판매지회(이상 삼성전자 관련 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디스플레이노조(이상 삼성디스플레이 관련 노조) △삼성SDI 울산지회 △삼성SDI 천안지회(이상 삼성SDI 관련 노조) 등 총 9개 노동조합이 연대해 결성됐다.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2020년 이재용 회장이 무노조 경영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지 3년이 지났지만, 정작 국내 삼성전자 계열사 노조 중 어느 한 곳도 정식으로 사측과 만난 적이 없다"면서 "삼성을 바꾸기 위해 5개 사업장 9개 노조가 모여 연대체를 출범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출범한 노조연대는 사측에 임금 부문 관련 10개 사항, 복지 부문 관련 40개 사항 등 총 50개에 달하는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교섭을 진행 중이다. 해당 요구안에는 △조합원 대상 자사주 53주 지급 △성과급 지급 상한 폐지 △명절상여급(통상임금의 100%) 지급 △임금피크제·직급별 샐러리캡(연봉상한선) 폐지 △유급휴가 7일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요구안은 '자사주 53주 지급' 안건이다. 자사주 지급 요청안은 삼성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조가 2021년 출범 당시 사측에 요구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에는 107만에 달하는 자사주를 조합원들에게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2일 종가(주당 63500원) 기준 자사주 53주는 1인당 335만5500원 정도다.

관련업계에서는 노조 연대가 '조합원'들로 한정해 자사주 지급을 임단협을 통해 요청한 것은 노조규모를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보고 있다. 삼성 노조 중 가장 큰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조의 조합원수는 5000여명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노조에 가입해 조합원 자격을 획득해야 자사주 지급을 받을 수 있게 돼서다.

복지 관련 요구사항 중에서는 주거지원비 등에 대한 요구안이 눈길을 끈다.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인해 주거비가 높아진 만큼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위해 1억원을 20년간 무이자로 지원해달라는 게 핵심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계열사들은 노조 연대와 2023년 임금·복리후생 교섭을 진행 중이다. 사측은 노조 측이 대외비에 해당하는 샐러리캡 현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것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