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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 의존도 낮추기 지속"…미국, 반도체기술센터 건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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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 의존도 낮추기 지속"…미국, 반도체기술센터 건립 추진

정부·산업계·학계·기업가·노동자의 대표·투자가 참여 컨소시엄

한국전기연구원(KERI) 개발한 SiC(실리콘카바이드) 기반 전력반도체. 사진=한국전기연구원 유튜브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전기연구원(KERI) 개발한 SiC(실리콘카바이드) 기반 전력반도체. 사진=한국전기연구원 유튜브 캡처
미국은 110억 달러를 투자해 국립 반도체기술센터(NSTC)를 설립할 계획이다. 아시아, 특히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것이 설립 목적 중 하나이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산업의 리더십 탈환을 위해 110억 달러를 투입하여 2023년 1분기에 NSTC 창설을 위한 최초의 제안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NSTC는 미국 칩스법의 일환으로, 혁신을 실험실에서 팹으로 이행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 학계, 기업가, 노동자의 대표, 투자가가 참여하는 관민 컨소시엄이 된다.

미국 퍼듀대학의 교수인 피터 버멜은 “해외 생산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국내 제조 능력의 구축”이라고 설립 목적을 말했다. 그는 미 정부가 자금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인 반도체의 방사선 경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제조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패키징이나 고급 패키징, CPU와 GPU를 통합한 헤테로지니어스의 해외 의존 비율은 더욱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혁신연합(ASIC)과 공익기술재단(MITRE Engenuity) 등 여러 산업 단체들은 NSTC와 전미 첨단 패키징 제조 프로그램(NAPMP: National Advanced Packaging Manufacturing Program)의 창설에 관한 권고를 발표하고 있다.

이 기구 설립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 전문가들은 “전문기업이 협력해 현시점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미국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 보호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미국 반도체 업계에서는 “4차 산업 혁명의 가속화로 이제는 개별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미래가 요구하는 기술 혁신 솔루션을 창조하기 어렵고, 따라서 연합 내지 시스템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NSTC는 향후 반도체 엔지니어·기술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향후 5년간 새로 약 5만 명의 반도체 엔지니어가 필요할 전망이다. 이는 현지 대학 졸업 예정자 수의 2배를 넘는다.

미국은 갭을 메우기 위해 비자 규제를 완화하고 해외에서 반도체 관련 인재영입에 나서야 한다. 미국 정부나 학술 및 산업계는 향후 국내에서 강력한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계속 외국인에게 눈을 돌려 인재풀을 확보해야 한다.

이제 NTSC가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반도체 관련 인재를 국내에서 육성해 나가는 허브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장기적으로 인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혁신 강화와 우방국과의 연대, 중국 기술 유출 차단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NSTC가 설립되면 연구 중복 등을 막기 위해 벨기에 IMEC 등 해외 그룹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MEC의 CEO 루크 밴 덴호브(Luc Van den hove)도 “기업을 이미 파트너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방법으로 NSTC를 지원할 수 있다”고 화답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IMEC 수준의 기술 연구 수준을 가진 연구소가 있다. 뉴욕주 알바니의 알바니나노기술센터에 있는 연구소와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링컨연구소 등이다. 이들도 반도체 미래 기술 연구에 협력을 할 것이다.

알바니나노기술센터는 미국 공적 자금으로 건설된 유일한 300mm 웨이퍼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파트너 기업에는 IBM과 글로벌파운드리, 삼성전자, 어플라이드 머테리얼즈, 도쿄 일렉트론, ASML, 램 리서치 등이 포함된다.

협력 연구개발기관과 동맹국 간에 탄력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경우 보다 뛰어난 연구 성과가 달성 가능하고 기술 유출도 막을 수 있게 된다.

NSTC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도 밟을 것이다.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은 복잡한 기술 분야에서 장기적인 싸움이다. 반도체 제조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미국과 민주적 동맹국이 미래의 반도체를 확실히 선도할 수 있도록 보장하려면 국가 자원의 동원이 필요하다.

세계 반도체 패키징 능력의 대부분은 중국과 대만을 비롯해 미국 이외 나라에 존재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 생태계의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이다.

패키지 업계는 노동 집약도가 높기 때문에 지금까지 임금이 낮은 아시아가 강력한 경쟁 우위를 유지해 왔지만, 자동화를 대폭 실현하면 패키징 산업을 미국 안으로 들여오는 것도 가능하다.

3D 패키징 기술을 개발한 TSMC와 인텔은 현재 칩스법에 대응해 미국 내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은 향후 수년간 새롭게 약 13곳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

NSTC 창설에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기부금을 내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이 기구에 한국의 우수 인력을 파견해 공동 연구를 할 수도 있고, 미국 유력 반도체 대학을 졸업한 한국 인력이 진입할 수 있도록 연수·장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각종 연구논문과 보고서를 공유하고 미래의 기술이 요구하는 혁신을 항상 지켜보고 이를 현장과 연결해야 한다. 세계 기술의 변화 방향과 속도에서 한국이 같은 길을 걷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