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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네시아, 글로벌 전기차 허브 구축 야무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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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네시아, 글로벌 전기차 허브 구축 야무진 도전

니켈 매장량 세계 1위…단순 수출 탈피한 제련·가공 등 집중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량 세계 1위를 기반으로 동남아 전기차 허브를 꿈꾸고 있다. 사진은 전기차 충전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량 세계 1위를 기반으로 동남아 전기차 허브를 꿈꾸고 있다. 사진은 전기차 충전 모습. 사진=로이터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인 원자재인 니켈이 주목받고 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충전 속도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22%를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이러한 니켈 수요 증가에 발맞춰 자국 내 니켈 산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단순히 니켈을 채굴하고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제련과 가공을 통해 고부가가치 활동에 집중하며,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차 제조까지 이어지는 광범위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의 니켈 산업은 이미 세계 최대의 생산량을 자랑한다. 2021년에는 약 100만 톤의 니켈을 생산했다.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약 30%에 해당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향후 5년 안에 연간 니켈 생산량을 450만 톤으로 늘려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0년 1월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고, 국내 제련용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채굴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제련소 개발을 위한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인도네시아는 또한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차 제조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2025년까지 전기차가 모든 자동차의 20%를 차지하도록 목표를 세웠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2027년까지 전기차뿐만 아니라 배터리를 생산하는 세계 3대 국가 중 하나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테슬라, LG에너지솔루션, CATL 등과 협력하여 국내에 배터리 제조 시설을 설립하고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포드 등과 국내에 전기차 제조 시설을 설립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전기차 시장은 앞으로 더욱 빠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는 2021년 전체 경차 생산의 20%를 차지했으며, 2030년에는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채택률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극복하고, 정부의 규제와 재정 지원, 기술 발전 등의 요인에 힘입어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HSBC의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채택률은 2021년 8%에서 2025년 27%로 증가할 것이 예상되며, 이 수치는 2030년 53%, 2035년 73%로 더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시장도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2022년에 각 1만 대 정도로 아직 적지만, 향후 빠른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 구매자와 저가 모델에 대한 인센티브를 도입하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올해 전기차 판매를 5만 대 이상으로 늘리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고 피치(Fitch)가 분석했다. 인도네시아는 2050년부터 새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100%를 전기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는 여러 도전과제가 남아있다. HSBC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충전소의 상당한 증가가 필요하다. 인도네시아 충전소 수는 2022년 말 현재 총 570개로, 전국에 퍼져 있는 6700개 이상의 주유소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한,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는 애프터서비스(A/S)와 유통망 구축, 소비자 인식 개선 등이 필요하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니켈과 같은 원자재를 활용하여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차 제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려고 한다. 하지만 단순히 원자재를 가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시장과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개선해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 허브를 꿈꾸는 것이다.

따라서 인도네시아가 다른 경쟁국보다 더 투자 관련 지원책을 준비하느냐, 필요 인력이나 인프라를 얼마나 원활하게 공급하느냐에 달려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