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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세계가 찾는 K-소재 업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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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세계가 찾는 K-소재 업체, 이유는?

포스코퓨처엠, GM, 삼성SDI와 양극재 공급 계약 체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해외 업체와 동박 장기 수주 계약 맺어
양극재·음극재 등 배터리 핵심 소재 밸류체인 보유가 배경

포스코퓨처엠 포항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포스코퓨처엠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퓨처엠 포항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포스코퓨처엠
배터리 업체에 이어 국내 소재 업체들도 세계 이차전지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 중국 화유코발트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와 소재 업체들도 손을 벌리고 있다.

우리나라 소재 업체들이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밸류체인(Value Chain)을 완벽하게 갖춘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밸류체인은 '가치 사슬'이란 의미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제조 공정을 세분화해 사슬처럼 엮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 롯데케미칼 등 주요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은 주요 완성차·배터리 업체와 공급 계약 등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7월 GM과 약 13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광양공장에서 생산한 하이니켈 양극재를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에 공급하게 된다. 양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원가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의 용량과 평균 전압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약 30조2595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삼성SDI와도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지난 1월 오는 2032년까지 10년간 삼성SDI에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NCA(리튬·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공급한다.

포스코케미칼뿐만이 아니다. 다른 소재 업체들도 협력을 늘려가고 있다. LG화학은 세계 1위 코발트 생산기업 중국 화유코발트와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합작사 설립을 추진 중인 LG화학과 화유코발트는 이번 협약으로 오는 2028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산단 6공구에 전구체 공장을 짓는다.

SK온과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도 중국 전구체 기업인 거린메이와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1조21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4년 완공 목표로 연간 생산량 약 5만t 수준의 전구체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전구체는 양극재 제조 과정에서 원료가 되는 화합물질을 말한다. 양극재 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다.

롯데케미칼의 동박 제조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해외 업체와 이차전지용 동박 장기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2033년까지 10년간이다. 이번 수주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롯데그룹에 편입된 뒤 공개한 첫 대형 계약이다. 동박은 얇은 구리 포일로 전기차 이차전지 음극집 전체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이외에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회사명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해외 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으며 국내 이차전지 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18년에는 6만t, 2020년에는 3만t 규모의 이차전지용 일렉포일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롯데그룹은 화학군 내 회사들을 통해 다양한 전지소재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과 함께 배터리 4대 소재에 직간접적으로 투자·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소재 업체들이 최근 들어 주요 배터리, 완성차 또는 다른 국가 소재 업체들과의 협력이 잦아지는 이유로는 한국이 이차전지 산업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내 이차전지 산업을 살펴보면 소재 업체부터 배터리 제조사를 모두 가지고 있다. 배터리 제조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양극재 소재 업체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가, 음극재는 대주전자재료, 포스코퓨처엠, 한솔케미칼이 있다. 동박은 SK넥실리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이 자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무엇보다 소재부터 제조까지 배터리 전 밸류체인에 대한 사업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