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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스틸스토리] '친환경 철강'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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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스틸스토리] '친환경 철강'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친환경 철강'은 게임 체인저로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친환경 철강'은 게임 체인저로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친환경 철강’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미래를 위한 자원’의 저자 애론 버그먼은 친환경 수소를 미래의 자원이라고 추켜세웠다. 철강 생산 과정에서 석탄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수소도 한 가지 장벽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소의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철강은 세계 경제의 필수 요소이다. 자동차, 건물, 의료 장비, 풍력 터빈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 철강이 사용된다.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는 철강 제조는 신의 선물 같았다. 누구나 석탄을 이용해서 철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기후 변화를 촉발하는 탄소 배출로 이어졌다.
철강 산업을 일으켰던 과거의 영국 하늘은 늘 컴컴한 연기로 뒤덮여 있었다. 지금 지구의 온도는 1도나 상승했다. 북극 지역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심각성은 세계인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철강 제조방식에서 석탄의 사용은 처음부터 잘못된 선택이었다. 산업혁명 이후 석탄을 사용하는 수많은 제조공정에서 인간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탄소는 엄청나게 배출됐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8%를 책임지고 있는 분야가 바로 철강 산업부문이다.

글로벌 철강 기후 위원회는 이를 바꾸기 위해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일부 환경 단체는 철강 제조에서 석탄을 대체하기 위해 ‘친환경 수소’를 추진하고 있다. 정책 싱크탱크인 오하이오 리버 밸리 연구소의 경제학자이자 선임 연구원 닉 메신저는 미국의 철강 회사들이 친환경 전력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주장한다.

인플레이션 감소법과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에서 통과시킨 인프라 법안은 미국 행정부의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엄청난 지원 자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최근 펜실베이니아 서부에서는 친환경 수소를 사용하여 철강 생산을 탈탄소화하려는 보고서를 공동으로 집필하고 있다.

연구원 닉 메신저는 친환경 수소 사용은 철광석을 줄여 철강을 제조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여 수소를 만들고 그 수소를 사용하여 철강을 제조하면 공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과거와는 좀 더 다르게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그린 스틸은 꽤 새로운 개념이다.

글로벌 철강 기후 협의회에 속한 철강 제조업협회의 회장인 필립 벨은 "수소는 철강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인센티브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저탄소 강철을 만들기 위해 완전히 상용화되고 대규모로 수행되는 방법을 입증하는 일은 쉽지 않다. 벨은 다른 강철 조각과 마찬가지로 철 스크랩을 재활용하여 강철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공정은 현재 미국 철강 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공정 방법이다. 벨의 주장은 철 스크랩을 사용하는 미국의 철강 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깨끗하다는 것을 은근히 강조하는 면도 없지 않다.

싱크탱크 리소스 포 더 퓨처의 연구원 애런 버그먼은 녹색 수소가 철강 생산에서 석탄을 떼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철강분야와 같은 매우 큰 산업을 탈탄소화하기 위해 친환경 청정 수소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가 하는 우려이다.

애런 버그먼은 아직은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고 인정한다. 철강 제조업체 협회의 벨 역시 정부의 인센티브가 있더라도 수소를 산업 현장에 사용할 수 있는 과정이 더딜 것이라고 예측한다.

한마디로 전함을 움직이려면 시간이 걸릴 것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어떻든 전통적인 제철 기술을 새로운 기술로 탈탄소화하기 위해 철강 산업에는 이미 많은 자본이 투자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일자리가 위태로워지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분명한 것은 철강 생산과정에서 석탄을 떼어 놓아야 한다는 점 자체를 여러 산업 제조분야에서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소의 사용은 이제 철강 산업과 좀 더 친근해 져야하는 시기를 맞았다.

기후중립을 향한 세계인들의 노력은 이렇게 바삐 움직인다. 정말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전략만 내어 놓고 남의 눈치만 보고 있는 일부 철강업체나 개발도상국의 동향은 기후 중립과는 딴판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에게 주어진다는 진리가 소리 없이 다가서고 있다.

‘친환경 철강’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애런 버그먼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 있다. 다만, 수소를 대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아직 눈 앞에 있지 않다는 부문이 아쉬운 대목이다.


김종대 글로벌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