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시대 전환 악화된 노조 권력 유지 ‘미끼’로
바이든 정부 대선 위한 정치적 목적에도 이용된 듯
미국 협의 결과, EU‧동남아 등 다른 시장에도 영향
바이든 정부 대선 위한 정치적 목적에도 이용된 듯
미국 협의 결과, EU‧동남아 등 다른 시장에도 영향
이미지 확대보기28일 업계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의 빅3 완성차 업체와의 협상 결렬로 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무노조’ 현대자동차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 노동계가 ‘무노조’인 현대자동차 미국 현지법인을 압박하는 배경에는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 태동 때부터 지켜왔던 권한을 전기자동차 시대에도 유지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생산공정이 단순하고 적용 부분품 수도 줄기 때문에 그만큼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수는 물론 부분품‧원재료를 공급하는 협력업체 수와 규모 또한 줄어든다. 여기에 생산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하면 고용 인력 수는 더 줄어든다. 다수의 회원 수를 기반으로 힘을 기르는 노동단체에게는 불리하다.
이런 가운데 ‘노조 대통령’을 자임하며 자국 노동자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칩4(CHIP4) 동맹 등을 통해 삼성‧SK‧현대차‧LG 등 한국 기업은 물론 다수의 해외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외국 기업의 투자 확대가 노동자들에게 무조건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미국의 현행 노동법‧제도에서 예외 조항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많으므로 차별을 감내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많을 수 있다고 여긴다. 따라서 미국 노동계는 현지 외국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얻어낸 예외 조치를 적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제한하기 위해 견제에 나섰다는 게 국내 산업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와 전미자동차노조(UAW) 등 대형 노조들이 지역·환경 관련 시민단체와 함께 현대차 미국법인에 서한을 보낸 시점이 이러한 의도를 겉으로 드러낸 증거다.
이 서한은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인 GM과 포드, 스텔란티스의 노동자 15만 명이 가입된 UAW의 파업 찬반 투표가 97%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된 직후 현대차 미국법인에 전해졌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포드는 시간제 근로자 98%와 급여 근로자 99%, GM은 96%, 스텔란티스는 95%가 파업을 승인했다. 노조는 향후 4년간 임금 인상률 40%와 전기차 생산 확대에 따른 일자리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로 다음 달 14일까지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본격적으로 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NYT는 노동계의 현대차 압박에는 정치적 의도도 숨어 있다고 추측했다. 이들이 현대차를 바이든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공약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어낼 ‘비노조’ 자동차 제조사라고 일컬으면서 현대차를 먼저 타깃으로 한 뒤, 이를 발판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BMW나 앨라배마주의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자동차 기업에도 노조 형성 등 세력 침투를 기도할 생각이라고 한 것이다. BMW나 벤츠 역시 미국에 자동차 공장을 지으면서 그 장소를 노조에 적대적인 (남부) 지역을 골랐다.
따라서 NYT는 노동계의 현대차 압박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고도 했다. 현대차 공장이 있는 곳 중 조지아주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 이어 내년 대선에서 아주 중대한 경합주가 될 가능성이 크고, 여기서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중 하나인 현대차를 대상으로 특정한 요구가 나왔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관련, 마이클 스튜어트 현대차 미국법인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회사의 최우선 정책은 직간접으로 고용하고 있는 11만4000여 명의 안전과 복리”라고 강조했다. 협의에 응할지는 별다른 논평이 없었다.
현대차 한국 본사는 미국법인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이슈라면서 공식적인 입장은 내지 않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그러나 이번 미국 노동계의 압박에 대한 현대차의 대응이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노조 문제로 발목을 잡혀온 만큼, 현대차는 미국과 중국 등에서는 특별한 노사 갈등을 일으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합의 결과는 역시 전동화로 촉발된 노동계와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유럽연합(EU) 등 현대차‧기아가 진출하고 있는 다른 국가에서도 요구받을 가능성이 크므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육동윤‧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mtollee123@g-enews.com,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