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유 수입 기준 두바이유 가격 9월 들어 90달러 육박
9월 정제 마진도 13.3달러로 8월 첫째 주 이후 상승세
9월 정제 마진도 13.3달러로 8월 첫째 주 이후 상승세

6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국내 원유 수입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9월 첫째 주 배럴당 89.33달러를 기록했다. 전주(86.67달러) 대비 2.66달러 상승했다. 또 지난해 11월 둘째 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개월 만의 일이다. 두바이유 가격의 경우 지난 7월 둘째 주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 둘째 주 두바이유 가격은 80.01달러를 기록하며 4월 이후 80달러대에 진입했고 현재 그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을 통해 공급을 줄이고 있고, 이와 동시에 미국·중국 등지에서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공급은 줄어드는데 수요가 늘어나며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유가 상승은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날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 배럴 자발적 감산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러시아도 이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정제 마진·수출 증가도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정제 마진은 배럴당 13.3달러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정제 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것으로,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제 마진 상승세는 지난달 들어서며 계속되고 있다. 8월 첫째 주 11.5달러를 기록한 이후 10.9달러→13.1달러→14.2달러 등으로 연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분기 또는 2분기 각각 평균 7.4달러대를 기록하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은 석유제품 재고, 미국·유럽·중국의 일부 정제설비 가동 차질, 드라이빙 시즌 본격화와 무더위로 인한 발전 수요 증가에 따라 정제 마진은 8월 넷째 주 기준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출도 증가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석유제품 수출액은 43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전월 대비 15.1%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들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의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 2분기(4~6월)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2분기 합산 영업손실만 53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조55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적자로 전환했다. 평균 13~15%를 기록하던 영업이익률도 0%대로 떨어졌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분기 저점을 찍은 이후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지금의 유가 상승의 경우 공급 제한에 의한 일시적 상승으로 보인다. 그래서 단기 실적 개선에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유가 상승이 꾸준히 이어져야 하고, 그러려면 수요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아직 중국 수요 부진 등으로 그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