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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인치가 300만원”…中 TV 저가 마케팅에 삼성·LG전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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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인치가 300만원”…中 TV 저가 마케팅에 삼성·LG전자 ‘긴장’

TCL제품, 설치비 무료에 AS까지…소비자 만족도 상당
국내 제조사들 제품과 가격 1/2 이상 차이 나
TCL의 98인치 4K UHD TV. 사진=TCL이미지 확대보기
TCL의 98인치 4K UHD TV. 사진=TCL
“크면 클수록 좋다”는 뜻의 ‘거거익선(巨巨益善)’이란 말이 TV업계를 관통하고 있다. 특히 운송이나 설치상의 이유로 한계 수치로 평가받았던 90인치 이상의 TV를 중국 가전기업 TCL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빠르게 고객을 확대 중이다. 국내 대표 TV제조사인 삼성·LG전자의 제품과 가격 차이가 상당해 TV업계 안방 시장을 일부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제기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 가전기업 TCL이 지난해 말 쿠팡에서 출시한 98인치 TV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TCL은 하이센스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가전기업으로 지난해 말 야심 차게 쿠팡을 통해 98인치 TV를 300만원 초반대에 선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쿠팡와우 회원은 299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98인치 TV를 구입하기도 했다.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제품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집에 돌아올 때마다 큰 TV에 감탄한다"며 "300만원에 최고의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인생템(평생 쓰고 싶은 물건) 등극"이라면서 "중국 제품인데도 화질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제품에 대한 품질 불안감과 이미지 때문에 설치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은 구매자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점차 구매에 나서는 모습이다.

TCL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환영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오픈마켓 기준 삼성전자의 QLED TV 98인치가 600만원대, LG전자의 98인치 TV가 800만원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TCL의 300만원이라는 가격은 충격적이다.
여기에 TCL은 쿠팡과 손잡고 90인치대 TV 대중화의 발목을 잡던 설치비 문제도 해결했다. 90인치대 TV는 크기상 엘리베이터에 싣기가 불가능해 사다리차를 불러야 하는 등 설치비가 많이 든다는 큰 단점이 있었지만, 쿠팡 측이 무상 설치를 지원하면서 설치비도 들지 않는다.

또 외국 제품의 문제로 꼽히던 애프터서비스(AS)도 패널에 대해 무상보증 3년, 기타 부품에 대해 2년을 제공하면서 불안감을 말끔히 해소시켰다. 그렇다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초고화질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4K UHD(3840x2160) 해상도에 색 영역도 디지털영화협회(DCI) 'DCI-P3' 표준의 최대 95%를 만족한다. 주사율도 144Hz(헤르츠)까지 지원해 게임에도 활용할 수 있다.

98인치 사이즈에서 TCL의 선전은 다른 사이즈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TV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TCL은 지난해 11월 한국법인을 설립해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한다고 밝힌 데 이어 가격 대비 성능을 내세워 국내 TV시장 공략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TCL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제조사들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TV 판매량 1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지만 TCL이 LG전자를 누르고 3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TCL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TCL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 제조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상당하다”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급 제품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