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LG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 AI 연구원과 미국 잭슨랩(The Jackson Laboratory, JAX)이 난치병 ‘알츠하이머’와 ‘암’의 비밀을 풀어낼 AI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은, ‘상위 1% 전문가’를 목표로 개발한 LG의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이 실제 연구를 위한 도구(Tool)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021년 12월 처음 모습을 공개한 엑사원은 ‘신뢰성’과 ‘전문성’ 강화를 거쳐 지난해 7월 2.0 버전으로 고도화됐다.
지주회사인 ㈜LG는 미래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 동안 국내에 10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국내 투자 가운데 약 40%인 43조원을 미래 성장 분야에 집행할 예정이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21조원을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기존 주력사업과 함께 ABC 분야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입하기로 한 바 있다.
ABC 가운데에서도 가장 힘을 쏟는 부문은 A, 즉 AI다. 다른 그룹과 마찬가지로, LG그룹도 AI를 통해 모든 사업 영역에 걸쳐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통합하는,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바이오 사업도 AI와 결합해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LG그룹은 엑사온 2.0에 잭슨랩과 더불어 연구논문 출판 및 정보분석 기업 엘스비어(Elsevier) 등의 데이터베이스(DB)를 연결함으로써 학습능력을 키우고 있다. 유니버스‧디스커버리‧아틀리에 등으로 구분하는 엑사원 2.0의 3가지 버전 가운데 바이오 부문에 활용하는 ‘엑시온 유니버스’는 챗GPT 등 기존 대화형 모델이 사전 학습한 데이터를 토대로 답변을 생성하는 것과 달리, 도메인별 최신 전문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며 추론한 답변을 생성한다.
최신 논문이 DB에 업로드되면 여기서 근거를 가져와 최신 논문에 기반한 답변도 가능하고, 기업의 업무 매뉴얼이나 최신 업무 정보가 업데이트되면 이 역시 이 근거를 토대로 정확한 답변을 할 수 있다.
여기에 LG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제품에 적용한 AI로 파악한 ‘고객경험’ 정보를 접목할 경우 난치병 발병 근원을 파헤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난치병은 유전적인 원인과 함께 사람의 생활 습관, 즉 의식주 패턴의 이상에서 비롯된 후천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으므로 사람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학습하면 그 안에서 비밀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클린테크 사업은 성장성과 별개로 환경과 사회를 배려하고 미래 세대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반드시 추구해야 할 사업이라는 게 LG그룹 측의 설명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26일 추석 연휴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한 사장단 워크숍에서 “미래 준비에 있어 시장성과 성장성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차별적 고객가치에 보다 집중해서 더 절박하게 미래 준비에 대한 실행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