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국내 TV시장 공략을 위한 장애물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면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TCL이다. TCL은 외국 TV 판매의 약점이었던 AS문제를 해결했다. 이달 초 쿠팡은 ‘안심케어’ 서비스를 TV를 비롯한 대형 가전제품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쿠팡에서 TCL 제품을 구매하면 5년까지 AS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제품을 구입해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98인치 제품이 300만원이라는 가격도 놀랍지만 화질도 나쁘지 않다는 평이 줄을 이었다. 여기에 TV시장의 현실이 숨어있다. ‘거거익선’이라는 말처럼 소비자들은 TV가 크면 클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설치비와 제품가격 때문에 더 큰 TV를 구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TCL은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이에 맞춘 판매전략을 전개하고 있는 반면, 국내 대표 TV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정반대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양사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해 화질을 더욱 끌어올렸다는 점에 마케팅 포인트를 집중하고 프리미엄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은 보급형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98형 크리스털 UHD제품의 가격이 710만원, 고급형인 네오 QLED 98인치 제품은 1460만원에 달한다. LG전자의 올레드 evo 98인치 제품은 무려 4290만원이다.
크레인을 이용한 설치비용마저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2배가 넘는 가격 차이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특히 간과해선 안 되는 부분은 TCL의 98인치 제품을 설치한 소비자들이 화질을 문제 삼은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TV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삼성·LG전자가 자랑하는 화질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와닿는 세일즈 포인트가 아니라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 TV가 자랑하는 높은 화질을 실 사용에서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원본 소스가 최고 화질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화질이 문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