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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 철강 시장, 외국산 수입 급증으로 국내 생산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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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 철강 시장, 외국산 수입 급증으로 국내 생산 '빨간불'

우크라이나 철강 시장은 외국산 철강의 수입 급증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크라이나 철강 시장은 외국산 철강의 수입 급증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로이터
2023년 전 세계 철강 과잉 생산량은 연간 기준으로 6억1000만t에 달할 것으로 OECD는 추정했다. 인도와 아시아 국가들이 철강 생산 능력을 늘리고 있는 이유다. 중국은 2023년에 10억t(전 세계 생산량의 54%)의 철강을 생산하고 9000만t 이상의 철강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과잉 생산된 물량이 일부 국가로 흘러들어 수입 제재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철강 제품과 반제품은 미국과 EU의 수입제재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유입되고 있다. 반면에 러시아는 다른 국가가 러시아 국내 시장을 잠식하지 않도록 무역 보호 조치를 강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철강 제품의 수입이 급격히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국내 철강 생산량이 감소하고 일부 유형의 철강 제품이 부족한 탓이다.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두 공장은 러시아가 점거 중이며 나머지 기업은 가동률이 낮은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철강협회인 우크메탈루르프롬(Ukrmetalurgprom)에 따르면 작년에 우크라이나로 유입된 압연제품의 수입은 이전보다 80% 증가한 112만t으로 우크라이나 국내 철강소비의 32%에 달했다. 철강제품 정보기관인 GMK 센터의 계산에 따르면 2023년 우크라이나의 강판 압연재의 수입량은 전년 대비 93.2% 증가한 908만2000t, 장대 제품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167만1000t으로 증가했다. 우크라이나는 강판 압연제품의 순 수입국 지위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크라이나는 철강 제품 수입 증가와 국내 철강 기업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늘어나면서 무역 제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9월부터 벨라루스산 철근과 선재, 중국산 코팅 강판 등의 수입품에 대해 최종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이 반덤핑 조사는 전쟁 이전에 시작되었다. 러시아연방의 본격적인 침략이 시작된 이후에는 새로운 조사가 수행되지 않았다.

러시아 원산지 제품 수입 문제


가장 확실한 옵션은 러시아와 벨로루시 제품의 유입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다.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들 국가와의 직접 무역은 거의 없었지만 유럽 연합의 실례에 따라 러시아와 벨로루시의 재료로 만든 제3국 제품에 수입 제한을 부과하는 옵션이 남아 있다.

우크라이나 기업협회 회장인 올렉산드르 칼렌코프는 "유럽위원회의 경우, 철강 원재료 원산지 증명 메커니즘과 수입업자가 제공하는 서류 목록을 제안했다"며 "이 문서에는 밀 테스트 인증서와 수입된 완제품이 러시아산 반제품으로 생산되지 않았다는 제조업체의 공식 확인서가 포함되기 때문에 수입업체는 제공된 정보에 책임이 가진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도 이와 유사한 무역 제한 메커니즘을 도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로 수입되는 사례조차 통제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 이는 러시아 원자재 또는 반제품으로 생산된 상품을 식별하는 것과 비교할 때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철강협회에 따르면 2023년 여름부터 우크라이나 철강업체들은 행정부(경제부, 재무부, 관세청)와 입법부(베르코브나 라다 관련 위원회) 등 당국 차원에서 제3국의 제품들이 러시아 경유하여 우크라이나로 유입되는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해 왔다.

반덤핑 관세 도입


우크라이나는 중국(2023년 우크라이나 전체 철강 수입의 26%)과 같은 다른 국가의 철강 제품을 대상으로 새로운 무역 제한을 도입할 수 있는 옵션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한편으로는 이미 많은 종류의 철강 제품이 반덤핑 관세 대상이어서 중국산 철강 제품의 공급은 이미 제한되고 있다.

그러나 이 관세가 효과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산 파이프 수입를 대상으로 기존의 무역에 제한 조치를 했지만 지난해 중국산 공급량은 2021년에 비해 2.5배 증가한 최대 4만3000t에 달했다.

우크라이나 파이프 시장은 완전히 개방되어 있다. 따라서 동일한 중국산 파이프에 대해 EU 조치와 비슷하게 엄격한 쿼터를 설정하여 중국산 파이프의 우크라이나 수입을 직접 제한 할 수 있다. 공급을 제한하는 다른 옵션은 없는 실정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중국산 파이프 제품에 52%의 반덤핑 관세를 매기고 있지만 특정 범위의 파이프에 대해서는 제로(0)이다. 이런 단점을 노리고 공급 업체들은 우크라이나로 중국 파이프를 수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세의 개정은 2년 후에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중국 파이프 수출업체에게 우크라이나 반덤핑 관세는 장애물이 아니다. 중국 당국이 생산자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여 어떤 가격에도 판매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경기 회복 통한 수요 촉진


우크라이나의 철강 생산 능력이 불완전하게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 제품의 국내 수요 촉진은 매우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전쟁으로 손상된 인프라(주택, 사회 시설, 교량, 생산 시설) 재건 프로그램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첫 해에 비해 2023년 국내 철강 소비가 2.2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상품 정보기관인 메틴베스트-SMC는 우크라이나가 파괴된 주택과 사회 인프라를 재건하는 데 약 350만t의 철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철강 수입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우크라이나 국내 생산업체에 대한 지원도 중요한 관점이되고 있다. '메이드 인 우크라이나' 플랫폼은 공공 조달에서 현지 제조업체로부터 구매하는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국가 지원 프로그램에 적응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 경우 공공 조달에서 수입 철강보다 우크라이나산 철강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의 공공 조달은 약 40%였다. EU의 수치는 약 5%에 불과한 실정이다.


김진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