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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사태…노사문제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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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사태…노사문제 '첩첩산중'

다음달 7일 전 노조원 연차휴가 사용으로 사측에 시위…서초사옥 앞 24시간 시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을 결의하고 있다. 사진=장용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을 결의하고 있다. 사진=장용석 기자
“모든 책임은 노조를 무시하는 사측에 있다. 우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 순간부터 즉각 파업을 선언한다.”

한기박 전삼노 쟁의대책위원장이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전삼노는 이날 전격 파업을 선언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1분기 반도체(DS)부문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이제 막 회복 흐름에 들어선 삼성전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삼노 측은 삼성전자 측과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사측이 노조를 일방적으로 무시해 왔다며 파업 선언의 이유를 밝혔다. 전날 이뤄진 노사 간 임금협상이 파행을 겪으면서 이뤄진 이날 파업 선언에는 양측의 철저한 입장 차가 드러났다.

모두발언에서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성과급과 관련해 "경쟁사인 LG와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 기준으로 성과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왜 삼성전자는 경제적부가가치(EVA)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직원들에게 이익을 나눠주기 싫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삼노)가 원하는 것은 임금 1~2% 인상이 아니라 일한 만큼 공정하게 임금을 지급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 측은 공식적인 언급은 없지만 현재 사태를 비상시국이라 판단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DS부문장에 전영현 부회장을 앉히는 원포인트 인사를 실시한 데 이어 임원들의 6일제 근무도 실시 중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뺏기는 등 상황이 심각하게 흘러가자 다시 한번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9일 퍼포먼스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장용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9일 퍼포먼스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장용석 기자

사측과 전삼노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전삼노 측은 향후 집회가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전삼노 측은 수원사업장과 서초사옥 앞에서 노조원들이 모인 가운데 가수를 부르는 등 축제를 방불케 하는 시위 행태를 보이며 평화적 투쟁이라고 자체 평했다.

전삼노 측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버스를 주차하고 시위 플래카드를 거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면서 "홍보 트럭과 홍보 버스를 이용해 24시간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1단계 파업 계획으로 오는 6월 7일 전 노조원의 연차휴가를 사용하겠다고 알렸다.

지난 27일 기준 전삼노 측의 노조원 수는 2만8400명으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수 12만5000명을 기준으로 22%에 달한다. 전 노조원의 휴가 사용 시 회사 운영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번 파업 선언에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삼성화재 애니카지부 등이 참여해 타 노조와의 연대 집회 가능성도 점쳐진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