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시작된 최태원發 구조조정…시작된 '질적 성장'

글로벌이코노믹

시작된 최태원發 구조조정…시작된 '질적 성장'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주주총회 통과시 11월 출범
SK온,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엔텀 품어 반등 계기 마련
SK에코플랜트, 에센코어 등 자회사로 편입해 시너지 기대
최태원 회장 서든데스 경고 이후 그룹 사업 개편 본격화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일(현지 시각) 뉴저지에 위치한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 본사를 찾아 임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사진=SK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일(현지 시각) 뉴저지에 위치한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 본사를 찾아 임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일단락했다. 에너지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해 자산 100조원 규모 초대형 에너지 기업을 탄생시켰다. 자금 상황이 좋지 않은 자회사에는 우량 계열사를 붙였다. 보유한 계열사가 200개가 넘을 만큼 공격적으로 회사 규모를 키워온 SK그룹이 '질적 성장'이라는 새로운 출발선에 선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지주사인 SK(주)는 지난 19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에 대한 동의 안건,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재편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번 재편 과정이 끝나면 SK(주)의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은 36.2%에서 55.9%로,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은 41.8%에서 62.1%로 늘어나게 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을 의결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녈, SK엔텀 등 3사도 같은 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사간 합병을 의결했다. SK에코플랜트는 다음날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편입 안건을 의결했다.

먼저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은 다음 달 27일 예정된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승인되면 오는 11월 1일 출범한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재탄생한다.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뿐 아니라 포트폴리오에도 캐즘이 생겼는데, 배터리와 기존 석유화학 사업을 연결해 줄 중간 다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합병으로) 안정적이고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에너지와 전기, LNG가 보완됐고 고객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양사 합병이 사업안정성과 재무안정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신용평가는 "SK이노베이션의 SK E&S 흡수합병은 에너지 부문 내 사업기반 다각화를 통한 사업안정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정유, 화학, 이차전지에 발전 등이 더해지면서 연결 기준 사업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고 영업현금창출력이 제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온은 트레이딩 사업을 담당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탱크터미널 사업 부문인 SK엔텀을 품는다. 합병되는 두 회사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는 만큼 적자가 나고 있는 SK온 재무 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리튬, 니켈 등 배터리 핵심 광물 확보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모듈 업체 에센코어, 질소·산소·아르곤 등 산업용 가스를 제조하는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산하에 둔다. 친환경·리사이클링, 반도체 인프라 분야에서 시너지 창출 등이 기대된다.

이는 SK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SK그룹은 지난해 10월 최 회장이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돌연사)' 위험성을 강조한 이후 사업 개편을 본격화했다. 이를 위해 200개가 넘는 계열사 간 중복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SK그룹은 219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대기업 집단 중 가장 많다.

이같은 구조조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최근 경영진 회의에서 "219개 계열사를 통제 가능한 범위로 대폭 줄여야 한다"는 원칙을 전달했다.

 SK(주) 지분구조. 사진=SK(주)이미지 확대보기
SK(주) 지분구조. 사진=SK(주)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