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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추락에 급변한 파운드리 정세…TSMC·삼성, 2파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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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추락에 급변한 파운드리 정세…TSMC·삼성, 2파전 ‘돌입’

인텔, 경영 악화에 파운드리 사업부 매각 가능성 제기
라피더스, 자금조달 어려움…기존 계획 차질 가능성
TMSC·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며 확실한 존재감 부각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인 '인텔 이노베이션(Intel Innovation)'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인 '인텔 이노베이션(Intel Innovation)'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앞다퉈 뛰어든 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리면서 파운드리 시장이 빠르게 개편되고 있다. 미국의 인텔과 일본의 라피더스는 사실상 경쟁에서 제외됨에 따라 대만의 TSMC와 국내기업인 삼성전자의 1강1약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이자 자존심인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철수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사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지난해 1.8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시제품을 공개하고 삼성전자를 뛰어넘어 세계 2위 파운드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던 것을 고려하면 격세지감마저 느끼게 만든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5년 안에 4개의 새로운 공정을 상용화하겠다"는 '5N4Y'를 목표로 2027년 1.4nm 미세공정을 도입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했지만 적자에 시달리면서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원 1만5000명 감축을 통해 경비를 절감하고 매각 대상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가 거론된다.

특히 인텔의 최신 AI칩 신제품인 루나레이크의 생산을 기존 TSMC에서 삼성전자에 맡길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자사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만든 제품을 본인들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인한 꼴이 돼버렸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의 가장 큰 고객이 인텔인 점을 생각해보면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의 제품 수주는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키옥시아·소니 등 일본의 8개 대기업이 모여 설립한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목표대로라면 2027년 2nm 제품 양산이 목표지만 현재 생산 제품이 28nm 레거시 반도체 제품임을 감안하면 가야할 길이 멀다. 기술 개발을 시작하기도 전에 자금 문제부터 발목을 잡아 향후 전망이 밝다고 볼 수 없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야심차게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추진한 미국과 일본기업들이 어려움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전통적인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들은 영향력을 확대하며 계획대로 제품 개발을 진행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 대만의 TSMC는 올해 2분기 파운드리시장점유율 62.3%로 1위에 올랐다. 이 수치는 전분기 기록한 61.7%에서 0.6%포인트가 증가한 것으로 다른 기업들이 매출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삼성전자는 11.5%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지만 전분기 대비 점유율 증가가 0.5%포인트에 그쳐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사실상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TSMC와 삼성전자의 2강체제로 자리잡은 가운데 고객사들의 인식도 제품 생산처로 TSMC와 삼성전자만을 고려하는 눈치다.

최근 파운드리 시장의 가장 큰 고객이자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제품을 생산중인 "TSMC의 민첩성과 우리의 요구에 대응하는 능력은 놀랍다"면서도 "그러나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른 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젠슨 황 CEO가 말한 다른 업체가 삼성전자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