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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우울한 전망 내놓은 ASML…삼성·SK하이닉스 전망에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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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우울한 전망 내놓은 ASML…삼성·SK하이닉스 전망에도 '먹구름'

삼성전자, 스마트폰·PC 회복 지연으로 파운드리 적자 확대 가능성
SK하이닉스, 美정부의 국가별 AI반도체 상한설정 가능성에 엔비디아 공급물량 감소 우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ASML 본사 모습. 사진=ASML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ASML 본사 모습. 사진=ASML
반도체용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해 반도체 산업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 네덜란드의 ASML이 3분기 기대치 이하의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내년 매출 전망치도 크게 하향 조정했다. 내년 반도체 산업 전망이 좋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전망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ASML은 3분기 26억 유로(약 3조8600억원)의 장비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업계가 예상한 53억9000만 유로(약 8조원)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ASML은 내년 순매출 전망치도 기존 전망치의 절반 수준인 300억~350억 유로로 낮췄다.
이는 반도체 업계의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반도체 생산 물량이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프 포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발전과 상승 잠재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외 분야에선 아직 회복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제외한 스마트폰과 PC·IT용 시장은 침체에서 빠르게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3분기 기대치를 밑돈 영업이익을 기록한 원인으로 스마트폰·PC 수요 부진과 범용 D램의 출하량·가격이 기대치를 밑돈 것이 지목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HBM 시장 1위를 달리는 SK하이닉스는 기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 변화로 HBM 매출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등 미국 AI반도체 기업들의 수출량에 대해 국가별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업계는 현재 AI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올해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지역마저 추가된다면 엔비디아 매출 감소가 HBM을 공급 중인 SK하이닉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삼성전자도 범용 D램과 HBM 매출로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PC·IT용 제품 시장이 살아나지 못하면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특히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중 1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파운드리 부문은 적자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류형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경기 약세 리스크에 대비해 투자를 줄이고 있다”면서 “ASML 부진으로 반도체 위기론이 재차 불거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