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회장의 말처럼 국내 전자산업은 살아나는 추세지만 글로벌 IT시장의 수요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TV·생활가전 사업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4% 감소했고 LG전자도 3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75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원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AI기술을 제품 전반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이번 전시회에서 크게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AI홈 △AI오피스 △AI스토어로 구성된 AI빌리지와 함께 가전제품과 AI를 결합한 AI홈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모바일 부문과 가전제품과의 연동도 꾀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으로 기기들을 제어하고 갤럭시링과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사용자의 건강까지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
LG전자도 생성형 AI를 탑재한 허브 ‘씽큐 온’을 앞세워 구축한 AI홈 솔루션을 전시했다. 직수형 냉장고와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을 주변 자연환경과 자연스럽게 배치해 선보임으로써 관람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이외에도 이번 전시회에는 550개사가 참가해 총 1400개의 부스가 마련됐다.
다만, 전시회 대표기업 격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마저도 제품 중 신기술이나 주목을 끌만한 제품을 찾기 쉽지 않았다. 모두 기존 전시회에서 선보인 제품이거나 익히 알려진 제품만 전시됐을 뿐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제품을 단순히 나열만 해놓은 경우도 있어 가전제품 대리점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때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해외 바이어나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회를 관람하러 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3대가전 전시회인 △스페인 국제모바일기술박람회(MWC) △독일 국제 가전박람회(IFA)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신제품을 공개해왔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전시회는 안방잔치로 전락해가는 추세다.
국내 산업분야 중 일부 대기업의 입지가 상당함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외 이렇다할 기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사업이 기업대소비자(B2C) 사업인 만큼 현지 전시회에서 주요기술을 선보이는 사례가 많다"면서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서 해외 바이어나 관광객이 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