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두 배면 항공 이익률 증발"
중동 물류망 흔들리면 車 생산 차질 불가피
"정부, 해상보험·전략비축 확대해야"
중동 물류망 흔들리면 車 생산 차질 불가피
"정부, 해상보험·전략비축 확대해야"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계에서 중동 리스크 확대로 가장 먼저 충격이 예상되는 곳은 항공업계다. 항공사 운영비의 20~30%를 차지하는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가가 배로 뛸 경우 추가 비용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항공사 영업이익률(Gross Margin)은 통상 5~10% 수준인데, 연료비 추가 상승이 지속되면 전반적인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주요 수출 노선 차질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량의 20~30%가 지나가는 핵심 물류 거점이다. 중동 긴장이 격화되면 항공화물 노선 우회, 운항 지연 등 물류 대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동차 산업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장 큰 리스크는 공급망 불안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중동·내륙·한국을 잇는 해상 루트를 통해 부품과 원자재를 조달해 왔는데 해당 루트에 차질이 생기면 생산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희토류나 정밀 가공 소재 등 특정 국가나 지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충격이 더 클 수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산업 전반의 비용구조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기업들은 연료비와 물류비 등 변동비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일단 기업 측면에서 보면, 항공·물류 중심 기업은 연료선물·옵션을 통해 리스크를 회피해야 한다. 공급망을 재편해 부품 다변화, 재고 확보, 공급망 시뮬레이션과 비상대응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황 교수는 "정부 측면에서는 에너지 안보 강화를 통해 전략 비축을 확대해야 하며, 물류망 안정성 제고 측면에서 해상보험 지원, 인도적 보호와 대체 항로 개발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