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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3000선 방어...0.24% 내린 3014.47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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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3000선 방어...0.24% 내린 3014.47 마감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코스피는 지난 21일(현지 시각)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코스피의 상승 랠리에 제한 우려에도 3000선 방어에 성공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0.24%(7.37포인트) 내린 3014.47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는 0.95%(28.80포인트) 내린 2993.04로 출발해 장 초반 2970선까지 밀렸으나 이후 상승 전환하면서 하락 폭을 줄이고 3010선을 지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675억 원, 9510억 원 팔아치웠지만, 개인이 홀로 1조3799억 원 사들이며 지수 하방을 받쳤다.

시가총액 상위 10종목 가운데 원자력 발전과 관련해 주목받은 두산에너빌리티가 13.95% 급등했고 NAVER(7.61%), KB금융(1.03%), SK하이닉스(0.97%) 등도 상승했다. 현대차(-4.05%), LG에너지솔루션(-3.61%), 삼성전자(-2.52%), 삼성바이오로직스(-2.36%),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3%), 삼성전자우(-1.85%) 등은 하락했다.
이날 네이버와 두산에너빌리티의 급등으로 시가총액 5, 6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기계(7.73%), IT서비스(7.29%), 증권(4.51%), 해운사(2.48%), 비철금속(1.78%), 석유와가스(0.49%) 등이 올랐고 자동차(-3.13%), 철강(-2.48%), 화학(-2.27%), 제약(-2.02%), 항공사(-1.91%), 반도체와장비(-1.46%) 등은 내렸다.

한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여부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정유주와 해운주도 급등했다. 한국석유는 전 거래일 대비 16.87%(2710원) 오른 1만877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대성에너지(14.35%), 극동유화(3.95%), SK이노베이션(0.39%), S-Oil(1.79%) 한국쉘석유(1.44%), 미창석유(0.82%) 등도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중앙에너비스24.30% 올랐고 흥구석유도 17.64% 뛰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소식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국내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시 매도세가 나타났고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바이오 등 시가총액 상위 업종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산 장비 사용 승인 철회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반도체 업종과 관련 장비주가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 같은 약세장 속에서도 정부의 AI 육성 정책 기대감으로 네이버 등 IT서비스 업종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으며, 글로벌 원전 확대 흐름에 따라 원자력발전 관련 업종도 시장을 상회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코스닥은 0.85%(6.74포인트) 내린 784.79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8억 원, 771억 원 순매도세를 나타냈고, 개인이 홀로 1196억 원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 가운데 파마리서치(7.22%), 레인보우로보틱스(5.34%) 등이 상승했고 펩트론(-4.41%), HLB(-4.11%), 에코프로(-3.16%), 에코프로비엠(-2.75%), 알테오젠(-2.56%), 휴젤(-1.76%), 삼천당제약(-1.30%), 클래시스(-0.82%) 등은 하락했다.

앞서 지난 2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군사력을 활용해 이란의 핵 시설을 직접 타격,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직접 개입했다. 이에 보복을 선언한 이란은 중동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식 의결했다. 중동 정세가 악화되면서 증시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폭격은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을 높인다"며 "유가로 인한 소비 위축이 실물 경제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여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시장은 에너지주와 방산주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기술주 소비재 등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달러는 강세를 보이며 엔화 등 주요 통화는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시장이 주목하지 않은 정책 수혜주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인터넷 △제약·바이오 △이차전지 등 그동안 소외된 업종 등을 추천 업종으로 제시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난 주말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란 의회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 결 등 굵직한 뉴스가 많았다. 이란은 중동 내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을, 미국은 보복 시 더 강력한 공격을 시사하면서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으로 이번주 시장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김병환 금융위원장 주재로 증시상황 긴급점검회의를 열어 미국의 이란 군사개입에 대한 해외 시각과 국내 증시의 외국인·기관투자자 등 수급 상황을 긴급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도약은 시장안정이 그 출발점이자 자본"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향후 사태 진행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언제라도 급변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은 긴밀한 공조체계를 바탕으로 작은 변동성에도 경각심을 갖고 시장안정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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