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수요 겨냥한 HVAC사업
李대통령 AI인프라 강조에 가능성 주목
LG, 칠러사업 강화…삼성, M&A로 진출 선언
李대통령 AI인프라 강조에 가능성 주목
LG, 칠러사업 강화…삼성, M&A로 진출 선언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 인프라 구축을 강조한 데다 에너지 정책 드라이브도 예고하면서 삼성·LG전자의 냉난방공조(HVAC) 사업이 기회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HVAC 사업을 기업 간 거래(B2B) 확대의 한 축으로 키우고 있고, 삼성전자도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사업에 고삐를 좼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HVAC 분야의 대표적인 제품인 에어컨을 넘어 고객 맞춤형 HVAC 솔루션 역량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양사는 최근 AI가 핵심 미래 산업으로 부각되면서 AI 데이터센터(DC) 확충이 늘고 있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
이에 더해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면서 한국에서도 AI 산업을 겨냥해 HVAC 사업 역량을 발휘할 가능성이 열렸다. 이재명 정부는 반도체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장비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AI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울산에서 열린 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해당 행사는 SK그룹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7조여원 규모로 AI 데이터센터 확충에 나선 것을 계기로 열렸다. 당시 이 대통령은 “지방에서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를 유치한 것이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제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여기 온 이유는 (이번 센터 유치가) 지방 경제와 산업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주는 일인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업계 탄소중립을 목표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는 점도 HVAC 사업에 긍정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에너지와 기후 정책을 관할하는 부처 신설을 추진 중이다. 에너지 수급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과 효율화 달성에도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이는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사 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소비하는 제조 기업들도 스스로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겼다.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에너지 소비량과 열 방출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HVAC 솔루션 관련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해 HVAC 솔루션 사업을 담당할 ES사업본부를 H&A사업본부에서 떼어냈다. 그간 키워온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과 초대형 맞춤 냉방기 칠러 기술 역량을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5월 15억유로(한화 2조3000억여원)를 들여 독일 HVAC 기업 플렉트를 인수하며 HVAC 사업의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이용한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과 플렉트의 공조 제어 솔루션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맥킨지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2023년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연평균 최대 22%씩 늘 것으로 예측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술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 모두 우수한데다 글로벌 시장의 엄격한 에너지 효율 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에 인정받는다”고 설명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