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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불안에 동분서주…정부, 국내선 가격 묶고 해외선 자원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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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불안에 동분서주…정부, 국내선 가격 묶고 해외선 자원외교

4차 석유 최고가격도 동결…소비자 체감 부담은 여전
5월 원유 확보량 7462만 배럴…중동산 원유 의존도 56%로 낮춰
수요 관리·공급 안정 아우르는 에너지 안보 체질 개선 과제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과 화물선.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과 화물선.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장기화로 우리 정부가 국내 유가 안정과 해외 에너지 공급망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며 전방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27일 관계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4일부터 4차 석유 최고가격을 직전과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공급가격 상한은 휘발유 리터(ℓ)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유지됐다.

최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일부 하락세를 보였지만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중동 정세 불안, 수요 관리 필요성, 민생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다만 소비자 체감 부담은 여전하다. 공급가격 제한에도 주유소 판매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차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휘발유에 이어 ℓ당 2000원대에 진입했다.
해상 수송 관리도 강화됐다. 정부는 한국행 유조선과 국적선박 운항 상황을 업계와 함께 점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한국행 유조선의 국내 입항 일정과 항로를 모니터링하는 한편 홍해 우회 항로 활용 등 비상 대응 체계도 가동 중이다.

해외에서는 자원외교를 통한 공급망 다변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카자흐스탄·오만·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에 특사를 파견해 올해 말까지 원유 2억7300만 배럴과 나프타 최대 210만t을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기준 각각 3개월 이상, 한 달가량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국가별로 보면 카자흐스탄이 원유 1800만 배럴, 오만은 원유 500만 배럴과 나프타 최대 160만t 공급을 약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4~5월 홍해 대체 항만을 통한 5000만 배럴을 포함해 연말까지 2억 배럴 공급에 합의했다. 카타르와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계약의 안정적 이행 의지를 확인했다.

정부는 이번 특사 방문 과정에서 중동 산유국들과 호르무즈 해협 외부 석유저장시설 구축, 우회 송유관, 공동 비축사업 확대 등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지난 24일 청와대 브리핑에서는 5월 원유 확보량이 작년 월평균 도입량의 87% 수준인 7462만 배럴로 늘었다고 밝혔다. 전쟁 직후 4월 확보량이 과거 평균의 57%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대체 도입 노력이 성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미주·아프리카 추가 도입으로 중동산 의존도도 69%에서 56%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향후 과제는 이를 일회성 조치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체질 개선으로 연결하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실장은 “에너지 안보는 수요 감축과 공급안정 두 축 모두 균형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석유 공급 안정은 석유 수요 감축만큼이나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에너지 안보는 단기 대응이 불가한 영역인 만큼 선제적 대비 체계 구축이 유일한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최유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oiyu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