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용서는 그 어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생명"
“오리, 너는 아름답다(Duck, You‘re beautiful)”고 말하는, 오리에게 청춘을 바친 오리 아빠.23년간 4000여점의 전 세계 오리 관련 자료와 작품을 모아 세계 최초, 세계 유일의 오리 박물관을 만든 섬세한 남자. “말 못하는 오리에게도 사랑을 베풀면 그의 마음 또한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영화배우보다 더 잘생긴 중년의 멋쟁이 박상용(사진) 집사. 그가 서울 압구정 소재 고급 아파트값에 해당하는 20여억 원의 돈을 들여 박물관을 세울 수 있었던 동력은 예수님의 가르침이었다고 한다. 예수님의 ‘참사랑’을 믿었기에 오리라는 생경한 주제를 문화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는 박 집사.
글로벌이코노믹의 대기획 [종교지도자 100인에게 ‘참 삶의 길’을 묻다] 10번째 인사로 섬김과 실천의 전도사로 나선 박 집사를 본지 김종일 전문기자가 9일 경남 양산 소재 오리박물관에서 만났다.
-모태 신앙인가요?
-예수님은 박 집사한테 어떤 존재입니까?
달리 특별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그냥 가족이시고 응당 모셔야할 분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제 영혼과 육신을 온존하게 하시고 차분하게 만드시는 분으로, 말씀이 귀에 쏙쏙 와닿습니다. 성경 한 구절 한 구절이 모두 가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동네 궂은 일 도맡아 하신다는데.
예수님의 참 뜻을 본받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까지도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굳이 누가복음 6장 32절에서 36절까지 말씀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작은 친절을 베풀 때 큰 사랑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거창하게 구호적 친절이 아닌 실천의 친절이 생활화되길 개인적으로 기도합니다. 저는 단순하게 삽니다. 보이는 쓰레기 주어서 주머니에 넣으면 그뿐입니다. 그게 궂은 일이라면 우리 사회가 건조해 있다는 뜻 아닐까요? 건조함의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베품의 습기’가 넘쳐나는 사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기독교 입장에서 용서의 구분이 있습니까?
우리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 기도로써 용서를 구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모두가 다른 사람의 죄를 용서하면, 하늘의 아버지께서도 우리 모두를 용서하실 것으로 압니다. 어디까지나 기독교적 측면에서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면, 자신의 고통은 더 커질 것입니다. 용서는 봄에 피어나는 그 어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생명과도 같습니다. 용서는 시간과 장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행해져야 합니다. 용서에는 이유가 따르지 않습니다.
-집사님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오리처럼 살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하하하. 언행을 반듯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이 앞서기보다는 먼저 행동하는 삶이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는 첩경이라고 여깁니다. 행복과 불행은 주어진 삶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저는 날마다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모님께도 친절을 베푸십니까?
교사 직업을 갖고 있어 하루종일 서 있는 아내를 위해 종아리뿐만 아니라 어깨 등 아프다는 곳은 다 주물러 줍니다. 제가 생각하는 남편이란, 아내를 자기 몸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남편들을 위해 본을 보이셨습니다. 그분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 것처럼, 아내 혹은 남편을 사랑하라”고요. 자기 아내 혹은 남편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며, 진정한 기독교인의 자세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남편이나 아내는 자기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나 남편에게 고착해야 하는 인과로, 항상 둘이 한 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부부는 둘이 아니라 한 몸이라고 여깁니다. 누구든지 자기 아내나 남편과 이혼하고 다른 여자 내지는 남자와 결혼하는 사람은 간음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서로에게 간단한 욕설조차 해서도 아니 될 것입니다. 항상 깨끗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심지어 이성과의 교제를 나눌 때에도 건전해야합니다. 저는 항상 성경의 내용을 따르려 노력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개방됐다지만, 결혼 전의 성관계, 불순종, 거만한 행위, 쾌락을 추구하는 일 등은 정말 피해야 합니다.
-오리를 특별히 생각하는 이유가 있나요?
오리는 짝을 맺어 살다가 한 마리가 죽으면 따라 죽을 정도로 정조와 금슬이 좋다고 합니다. 요즘 저희 집에 오리 한 마리를 아시는 분이 데려다 놓았습니다. “이리와라”하면 오고, 토닥거려 주면 좋아하고, 제 말을 잘 따라요. 하물며 오리도 인간과 교분이 쌓이면 살갑게 대하는데, 오리 부부끼리는 사랑이 오죽하겠습니까? 오리는 의리도 있고, 인기척에도 민감해서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오면 꽥꽥 소리를 지릅니다. 생긴 것과는 달리 애교 만점입니다. 주저함 없이 이혼하는 시대에 오리의 가치를 되새겨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미운 오리새끼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므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오리와 기독교에 연관성이 있습니까?
오리는 인간세상과 예수님 계시는 하늘나라와 연결해 주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동물들은 하늘을 날고, 땅에서 걷고, 물에서 헤엄치는 이른바 각 동물 상징의 생태적 다양성과 이중성으로 속계와 영계를 드나드는 영매(靈媒) 또는 신의 사자(使者)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영혼을 운반할 수 있는 동물은 각 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능력이 있습니다. 특히 오리는 땅과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만, 사람은 오직 땅에서만 살 수 있습니다. 저는 주님의 부활을 믿기에 부활의 세계로 안내할 동물이 오리라고 봅니다. 오리는 제가 타계(他界) 이후 제 영혼을 하나님의 세계로 실어 인도할 동반자입니다.
-다른 조류도 부활과 연결되나요?
물론 그렇습니다. 모든 조류(鳥類)는 하늘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영혼을 천계(天界)로 운반하거나 안내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많은 새들 중에서 특히 오리는 하늘을 날고 땅을 걸으며 물을 가른다 하여 천지수(天地水) 삼계(三界)를 내왕하는 영물로 우러름을 받습니다. 하나님의 명과 통신하는 안테나인 셈이죠. 솟대 위에 얹는 새가 오리인 것도 그 때문이다. 오리가 심한 물결을 가로질러 비상하듯, 인간사 어렵다고 스스로를 학대하지 말고 오리처럼 인생 재앙이라는 거센 물결을 무사히 타고 넘겠다는 각오를 해 보는 것도 바른 삶의 길일 것입니다.
-오리가 기독교적 의미를 갖는다는 뜻인데.
‘삼국유사’에 따르면 알영이나 김알지 같은 임금이나 왕후가 나타날 때 서조(瑞兆)를 미리 보여주는 길조(吉鳥)로 닭이 표현되었습니다. 닭은 여명, 빛의 도래를 예고하기에 태양의 새라고 불립니다. 오리는 닭과는 달리 계절적, 공간적 한계성을 갖기에 제외됐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대를 잘못 만난 셈이죠. 오리는 닭처럼 알을 낳습니다. 알 속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듯이 오리 알은 생명존중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리띠로 불리길 원합니다.
-오리 작품을 수집하게 된 동기는?
섬김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주님을 섬기는 것과 현실로써 자신과 이웃을 섬기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현실로써 오리 수집을 택했습니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서 한 것이 아닙니다. 돈을 목적해서 수집했다면 굳이 할 필요가 없었겠지요. 누군가는 반듯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했을 뿐입니다. 섬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남이 싫어하는 일을 대신하는 것이 진정한 섬김이라고 사료됩니다. 제 박물관에는 대략 4000여점의 오리관련 작품들이 있습니다. 가야시대 토기오리, 고려시대 청자오리, 조선시대 목안(木雁, 나무기러기) 등 사적 가치가 있는 것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다 후세를 위한 것입니다.
-돈이 많이 투자됐을 것으로 여겨지는데요.
서울 압구정에 있는 고급 아파트 한 채 값은 족히 투자됐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뭐 굳이 따진다면 20억 원 가량입니다. 수집하는 과정에서 가장 서럽던 것은 저를 정신 나간 사람으로 인식하더라는 것이죠. 그 때마다 제게 힘을 주신 분이 하나님이셨습니다. 열광적으로 정신을 쏟아 부어야 목적에 도달할 수 있다, 즉 미쳐야(狂) 미친다(目的에 到達)고 봅니다. 힘을 주신 주님과 믿어주고 따라 준 아내와 딸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기독교적 최고가치는 무엇인가요?
사랑이라고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사랑에는 특별한 대상이나 지역의 구분이 없습니다.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오리에게도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베풀면 내 사람이 됩니다. 하물며 동물인 오리도 사랑에 감동을 받는데, 인간은 왜 감동을 받지 않는 것입니까? 더 큰 사랑을 줄 때 아픔도 후회도 사라진다고 봅니다. 저를 졸졸 따라 다니는 오리 모습이 흡사 제가 예수님 졸졸 따르는 것과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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