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세계의 역사를 바꿔 놓은 1789년 프랑스 인권선언은 제2조에 “모든 정치적 결사의 목적은 인간의 자연적이고 소멸될 수 없는 권리를 보전함에 있다. 그 권리란 자유, 재산, 안전, 그리고 압제에의 저항 등이다”라는 규정을 두고 있다. 즉 국가는 인간이 갖는 기본적 권리를 보장함을 존재이유로 하고 그 권리의 내용에 국민의 안전을 포함시킨 것이다. 그리고 이 규정은 오늘날 프랑스헌법의 내용이 되었고 여러 국제법에 의해서도 인정되고 있다.
여기서 안전이란 다른 나라의 침략으로부터의 안전, 다른 구성원의 폭력으로부터의 안전만이 아니라 자연재해, 천재지변, 각종 재해 등의 긴급한 상황에서의 생명의 안전도 포함한다. 자신 또는 자신의 가족이 응급재난에 처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응급조치나 초기대응이 생명의 안전을 높여줄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상황에 처한다면, 모든 사람들은 응급재난을 대비한 확실한 대책들을 마련하고자 할 것이다. 즉 응급재난 시 생명보장을 위한 적극적 대처는 피할 수 있는 죽음을 회피하는 것이기에 그리고 모든 국민들이 원하는 보편적인 것이기에 기본권의 위상을 갖는다. 그렇기에 대다수의 선진국은 ‘응급재난 시 안전보장’을 공익의 핵심적인 것으로 인정하고, 이를 위한 통일되고 체계적인 운영체계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제대로 하기 위해 앰블런스에 의사가 동행한다. 그만큼 응급조치가 국민의 생명보장에 중요하기에 이를 국가가 최대한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선진국의 노력들은 응급환자를 수송하기 위해 적지 않은 헬리곱터를 운영하는 모습에서도 잘 나타난다. 조금이라도 빨리 병원으로 후송하여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겠으며 이를 위한 재정투여가 별로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은 응급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단일한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문제발생 시 관련분야의 전문가들은 이 체계에 들어가 단일대오를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 조직체계는 3년에 한 번씩 가상의 응급재난을 설정하여 훈련을 한다. 일본의 경우에는 총리 산하에 응급재난 전담반이 상설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세부 응급재난에 대한 매뉴얼이 마련되어 있다.
다른 하나는 국민이 갖고 있는 응급재난에 대한 평상시의 무관심이다. 우리사회는 전반적으로 안전사고나 사고예방에 둔감하다. 특히 응급재난 시 안전보장은 국민이 나면서부터 갖는 권리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국가에 이를 강하게 요구하질 않아 왔다. 결국 정부는 ‘응급재난 시 안전보장’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방기해왔으며 국민은 이를 방조해왔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