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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빈틈' 파고든 중국… 64GB 서버용 메모리 시장 실질 위협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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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빈틈' 파고든 중국… 64GB 서버용 메모리 시장 실질 위협 부상

서버용 DDR5 RDIMM 양산 성공하며 공급 부족 틈새 공략… 한국 점유율 방어 비상
초미세 공정 집착 대신 '틈새시장·성숙 공정' 집중하는 중국의 실용주의 반격 가시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악한 고부가가치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 중국의 역습이 시작됐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한국 기업들이 생산 역량을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집중하며 발생한 '공급 공백'을 중국이 서버용 DDR5 양산으로 파고들며 한국 반도체 안마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악한 고부가가치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 중국의 역습이 시작됐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한국 기업들이 생산 역량을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집중하며 발생한 '공급 공백'을 중국이 서버용 DDR5 양산으로 파고들며 한국 반도체 안마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악한 고부가가치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 중국의 역습이 시작됐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한국 기업들이 생산 역량을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집중하며 발생한 '공급 공백'을 중국이 서버용 DDR5 양산으로 파고들며 한국 반도체 안마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11(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Wccftech와 업계 소식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 파워브(POVEV)의 자회사 '싱커(SINKER)'는 최근 서버 전용 DDR5 RDIMM(Registered DIMM) 메모리 솔루션 양산에 전격 돌입했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3'가 독점해 온 서버용 메모리 생태계에 중국이 실질적인 공급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HBM 쏠림'이 만든 빈틈… 중국산 DDR5, 글로벌 데이터센터 침투


싱커가 양산에 성공한 DDR5 RDIMM64GB 고용량과 5600MT/s의 빠른 전송 속도를 갖췄다. 제덱(JEDEC) 표준을 준수해 즉각적인 호환성을 확보했으며, 이미 첫 번째 물량이 주요 데이터센터 고객사에 인도된 것으로 확인됐다. 싱커 측은 "가동률을 빠르게 끌어올려 중국 내수 수요 충족은 물론 글로벌 시장 공급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그동안 중국 메모리 산업은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를 필두로 생산량을 늘려왔으나, 기술적 난도가 높은 서버 전용 RDIMM 시장 진입은 더딜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 양산 성공은 중국 반도체의 자립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임계점을 넘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HBM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일반 DRAM 비중을 줄이면서 발생한 'DDR5 공급 절벽'이 중국 기업에는 최적의 기회의 창이 됐다.

리처드 창의 독설 "2나노 집착은 오해"'성숙 공정' 실리 택한 중국


중국 반도체 전략의 급격한 변화도 감지된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SMIC의 창업자 리처드 창은 지난 9, 중국의 경제 전문 매체인 '과창판일보(科創板日報, The Science and Technology Innovation Board Daily)'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성공이 2나노나 3나노 같은 첨단 공정에만 달려 있다는 생각은 거대한 오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전체 시장 수요의 80%가 여전히 7나노 이상의 성숙 공정(Mature Node)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지목하며, 특정 틈새시장에서의 독보적 경쟁력을 생존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는 미국 중심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통제로 초미세 공정 진입이 막힌 중국이 '가성비''실질 수요'를 앞세운 실용주의 노선으로 급선회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중국은 분산형 AI나 특정 시나리오 기반 하드웨어 등 글로벌 선두 주자들이 간과한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한국과 대만이 구축한 견고한 성벽에 균열을 내고 있다.

가격 폭등의 부메랑… 한국산 기피 현상 우려


반도체 업계는 한국산 메모리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오히려 중국산 제품의 시장 안착을 돕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기준 SSD 가격은 전월 대비 63%, 일반 메모리는 29%, HBM19% 상승하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다. 메모리 단가 상승에 직면한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수급이 용이한 중국산 DDR5를 대안으로 검토할 유인이 충분하다.

증권가 관계자는 "중국이 내수 시장의 강력한 지지 아래 서버용 메모리 점유율을 5~10%만 잠식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범용 DRAM 수익 구조에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가 주시해야 할 '경제안보 체크포인트'


중국 반도체의 이번 공습은 단순한 기술 추격이 아닌 전략적 우회다. 투자자들은 다음 세 가지 지표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첫째,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CSP)의 채택 여부다. 아마존(AWS)이나 구글 등이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산 RDIMM을 일부 채택하기 시작하면 시장 판도는 요동칠 수 있다.

둘째, 범용 DRAM 생산 비중 회복 시점이다. 삼성과 SKHBM 공정 안정화 이후 다시 범용 DDR5 공급량을 언제쯤 정상화할지가 점유율 방어의 핵심이다.

셋째, 성숙 공정 장비 제재 강도 여부다. 미국이 첨단 공정을 넘어 성숙 공정 장비까지 제재 범위를 확대할 경우 중국의 양산 로드맵은 다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중국 반도체의 위협은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다. 초미세 공정이라는 '기술적 허영'을 버리고 '돈이 되는 시장'을 파고드는 중국의 실리적 반격은 한국 메모리 산업에 가장 뼈아픈 실질적 생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