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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빈곤노인에 대한 최저생계비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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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빈곤노인에 대한 최저생계비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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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이권능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 ‘기초연금법 수정안’의 국회통과 후 기초급여를 받는 노인들은 기초연금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르면 기초연금은 소득인정액에 포함되며, 기초급여는 최저생계비에서 이를 빼서 산출한다. 예를 들어 기초급여를 수급하는 노인이 기초연금 20만원을 받는다면, 기초급여는 최저생계비에서 20만원이 차감되어 제공된다.

따라서 기초연금과 기초급여를 합한 액수는 실질적으로는 변한 것이 없게 된다.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기초생활수급자 중에 기초노령연금을 받았던 노인들은 약 40만명이었는데,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초연금이 도입되더라도 나아질게 하나도 없는 셈이다.
이 문제와 관련된 핵심사항은 최저생계비 수준이다. 최저생계비란 사람이 최소한의 수준으로 삶을 영위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인 최저선이란 개념을 지칭하는 우리식 용어다. 1인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 2014년 최저생계비는 572168원이다. 이는 생계를 유지하고 조금이나마 인간적인 노후생활을 하기에는 한참 모자란 수치다. 선진국들과의 최저선 비교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선진국의 대부분은 중위소득 50%를 최저선으로 상정하고 있는 반면, 우리의 최저생계비는 중위소득의 30%를 조금 넘어서고 있다.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최저생계비의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기초급여수급자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더 드릴 수도 있지 않을까? 아마 이에 대한 가장 큰 반론은 소득역전현상일 것이다. 기초연금을 차감하지 않으면 기초급여수급자 노인의 소득이 차상위계층보다 더 많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은 극빈층의 이중혜택(기초급여와 기초연금)을 회피하는 방향이 아니라, 소득역전 구간의 노인들에게 새로운 지원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기초연금이 도입되는 현 시점에서 정부는 최저생계비를 인상하든지 아니면 기초연금만큼은 기초생활보장제도와는 별도로 운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소득역전현상을 이유로 기초연금과 기초급여의 중복 지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폐가 있어 보인다. 워낙 낮게 책정된 최저생계비가 자신을 넘어서는 혜택의 제공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현행제도가 자신이 기반하고 있는 궁극적인 목적을 저해하는 모순을 일으키는 것이 된다. 이는 주객전도의 전형으로, 수단이 목적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기초연금이 달성하고자 하는 노인빈곤해소라는 궁극적 목적과 기초생활보장법이 기반하는 최소한의 생활보장이라는 인류의 보편적 욕구충족을 고려하지 않는 채 단순히 법조항의 문구해석에만 집착하는 행태인 것이다.

더군다나 정부는 새로운 기초연금의 수급기준을 월 87만원 미만(단독가구의 경우)으로 자의적으로 책정했다. 이 기준은 그 동안 논의되었던 소득하위 70%가 아니라 76.7%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소득하위 71~76.7%에 속한 약 40만명의 노인들이 기초연금 수급자격을 갖게 된다.

물론 기초연금의 수혜대상자를 넓히는 것에 대한 반대는 없다. 하지만 재원이 한정된 상황이라면, 그 조건 속에서 57만원의 최저생계비에 맞추어 겨우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기초연금 10만원을 더 드리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87만원의 소득이 있는 노인들에게 10~20만원을 더 드리는 것이 나은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결과는 뻔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