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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민 호주머니 터는 '의료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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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민 호주머니 터는 '의료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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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이권능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상근연구위원]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4차 투자활성화 대책’ 세부조치들이 ‘의료법시행규칙개정안’과 자회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최근 제시됐다. 정부가 다소 물러선 부분이 있기는 하다. 건강기능식품 판매업과 의료기기 구매지원사업 등 의료법인에 의해 강매가 가능한 사업은 제외됐다. 애초에 임대업의 대상으로 제기된 의원급 의료기관도 의료관광호텔(메디텔)에서만 임대할 수 있도록 제한도 했다. 하지만 그 이외에는 전혀 변한 것이 없다.

의료영리화의 핵심은 소수의 경쟁력 있는 의료법인과 의료 관련 사업을 통해 이윤을 얻으려는 소수의 돈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반면 국민들의 이해는 별달리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병·의원이나 대형병원들이 이번에 허용된 부대사업들을 시행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의 병의원이나 대도시의 동네의원들은 경쟁력을 더욱 잃게 되고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 이로 인해 1차의료 붕괴와 의료비용의 과다가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인 국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사실 모든 부대사업들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이를 소비하는 국민이 필요하다. 이번에 제시된 조치들도 국민들로 하여금 의료법인이나 그 자회사가 제공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게 하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병원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결국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의료와 연계된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나가는 돈이 자법인과 모병원의 유지와 확대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병원은 일본 다음으로 과잉되어 있는 상황으로 그 수를 줄여야 하는 처지에 있다. 이런 맥락 속에서 의료영리화는 예방진찰치료재활 등의 의료영역만이 아니라 부대사업을 통해서도 피비린내 나는 경쟁을 하게하고 이 싸움에서 지는 병원들이 도태되게 하는, 즉 의료계가 스스로 병원의 수를 정리하게 하는 정책이다. 문제는 이 치열한 싸움과정에서 쓰이지 않아도 될 의료관련 비용이 과다하게 쓰인다는 것이며, 이 비용의 부담은 전적으로 국민이 진다는 것이다.
이미 수십년 동안 벌어진 의료계에서의 경쟁은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내리거나 의료의 질은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외적으로는 환자들로 하여금 의료재를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게 해 의료비용을 뽑아내고, 내적으로는 간호사들에게 열악한 근로조건을 강요해 생산비용을 낮춤으로써 경쟁비용을 충당해왔다. 그 결과 환자로부터 돈은 돈대로 빼가면서 의료의 질은 오히려 떨어지거나 진전이 없었다.

결국 환자는 의사와 병원에 대해 커다란 불신을 갖게 됐고 그 불신은 점점 커져왔다. 유럽의 경우 의사는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대상이며 동시에 일반인들이 가장 믿고 따르는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러한 사회적 존경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의사나 병원을 돈 먹는 하마로 여기게 되는 경향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러한 처지에 이번에 최종적으로 제시된 의료영리화 조치들은 이러한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명약관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