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경영칼럼] 회의의 해상도를 높여라

공유
0

[경영칼럼] 회의의 해상도를 높여라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해상도란 화면에서 그림이나 글씨가 얼마나 정밀하게 표현되어 있는지를 의미한다. 해상도가 높은 이미지일수록 더 명확하게 잘 보인다. 우리가 회의하는 모습을 찍어 하나의 이미지로 옮겨 본다면 과연 우리 회의의 해상도는 어떠할까? 회의는 무엇보다 명확해야 한다. 오고 가는 대화의 모호함 속에서 일이 진척되기란 쉽지 않다. 회의의 명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이 대화가 정말로 필요한 대화인지 명확해야 한다. 회의가 진짜 회의에 가까워지려면 불필요한 회의를 줄여 나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회의를 열기 전에 이 회의가 정말 필요한지 다시 한번 확인함으로써 무분별한 회의의 횟수를 줄이고자 노력해야 한다. 이 회의가 정말 유용한지, 참석자들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제공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목적과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회의와 관련된 불만 사항을 조사할 때 늘 빠지지 않는 의견이 있다. 바로, 회의의 목적과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다. 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의 몰입을 이끌어 내 집중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원하는 바를 달성할 필요가 있다. 이때 목적과 목표가 명확하다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모이려고 하는지, 회의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명확해야 한다.

셋째, 회의 안건이 명확해야 한다. 회의에서 안건은 대화의 주제를 의미한다. 대화의 소재이다. 이때 안건은 질문형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대개 안건은 몇 개의 단순한 단어들을 조합한 문구로 작성다. 이렇게 작성된 안건은 대화의 주제를 전달하는 데에다. 그러나 안건을 정하는 이유는 단순히 사람들이 대화 주제를 파악하도록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 정확하게는 사람들이 해당 안건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고 모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함다. 그렇기 때문에 안건은 사람들이 생각할 거리가 있는 것으로 명확히 정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안건을 질문 형식으로 제시하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은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면서 회의를 준비하게 될 것이다. 질문은 상대방을 생각하게 만드는 훌륭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일상 속 경험들을 떠올려 보자. 질문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고민하게 된다

넷째, 참석자가 명확해야 한다. 회의에는 방관하는 참관자가 아닌 참여자가 필요하다. 참석자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참여자가 아닌 참관자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인원수가 많아질수록 참여자들은 “이 회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내가 정말 필요한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덜 느끼게 다. “내가 이 회의에 기여해야겠다”는 의지도 낮아진다.

필요한 참석자를 선정해서 초대하는 것은 회의를 준비하는 진행자의 몫이지만, 참석 여부의 결정은 참석자의 몫으로 남겨둬야 다. 참석자로 선정되어도 공유된 회의의 목적, 목표, 안건 등을 보고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여겨지면, 내가 필요한 회의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누구나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다. 중요한 것은 마지못해 참석하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메타결정이 명확해야 한다. 회의를 계획할 때 무엇을 결정할지 명확하게 하는 것을 메타결정(Meta Decision Making)이라고 다. ‘메타(Meta)’는 ‘한 단계 높은’, ‘한 단계 전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결정하기 전에 내리는 결정, 결정에 대한 결정(Decision about deciding)이라고 할 수 있다. 메타결정에서는 크게 3가지를 결정해야 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이다. 특별히 이때 의사결정 기준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메타결정이 회의 시작 전에 명확해야 결론이 명확한 회의가 될 수 있다.

결국 회의의 해상도를 높이는 것은 회의를 어떻게 준비하는지에 달렸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필요성, 목적, 목표, 안건, 참석자, 메타결정 등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준비하지 않은 회의는 모호할 수밖에 없다.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책임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