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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의 법률 톡톡] 업무상 횡령, 안 보는 곳에서 도덕적 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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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의 법률 톡톡] 업무상 횡령, 안 보는 곳에서 도덕적 해이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
공공기관, 사기업, 공기업, 금융기관을 불문하고 장기간 걸친 횡령으로 뒤늦게 적발되는 일이 많다. 횡령죄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소비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는 것이다. 근래 언론에 등장하는 횡령 사건을 보면 그 피해액이 수천억, 수백억대의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얼마 전 경남은행 직원이 14년간 3천억을 횡령한 것으로 적발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대우산업개발의 회장과 대표이사가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 공시하여 1430억원의 분식회계를 하고 10년간 800억을 횡령한 것이 드러났다.

2200억가량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은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회사의 자기자본금을 초과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그 많은 돈이 없어지는 동안 아무도 몰랐다는 것은 회사의 재무 공시와 회계감사가 유명무실했다는 것을 뜻한다.
업무상 횡령은 회사에서 경리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주체가 되며, 단순 횡령죄보다 두배로 가중처벌 된다. 업무상 횡령을 숨기려면 분식회계가 동반되어야 한다. 분식회계란 재무제표를 실제보다 좋게 꾸미는 것으로 자산이나 이익을 과대계상하고 비용과 손실을 줄여서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회사의 부실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회사의 경영 성과와 재무 상태를 허위로 공시하여 주주와 채권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시장 경제 질서를 왜곡하게 된다. 그래서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 위반으로도 처벌된다. 은행을 속여서 돈을 대출받는 부분에서는 특경법상 사기죄가 별도로 성립된다.

허위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 가치를 잘못 평가한 상태에서 주주가 주식을 사고 채권자가 대출을 해주면 막대한 손해를 입고 돈을 잃게 된다. 피해자가 외국 투자자들이어서 투자금을 모두 회수해 간다면 외환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관공서나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횡령이라면 국고의 손실을 야기하여 결국 사회와 국가 전체의 문제가 된다.

외부감사를 해도 기업이 작성한 자료를 근거로 시행하는 것이므로 공시의무 위반이나 주석 누락이 적발되지 못할 수 있다. 손실이 가시화될 정도로 커지거나 내부고발이 이루어지거나 다른 죄를 수사하다 발각되는 것이다. 이 정도 되면 이미 회사의 부실이 심화되어 주가 폭락 등으로 상장폐지의 수순을 밟게 된다. 투자자가 가장 조심하고 피해야 하는 회사는 관련자가 업무상횡령이나 배임죄에 연루된 곳이다.

업무상 횡령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형이다. 그러나 횡령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50억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징역, 이득액이 50억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된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이득액 “5억 이상 50억 미만”, “50억 이상”은 구성요건 요소이므로 액수 산정이 정확하고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이득액 산정이 불가능하면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 특경법의 이득액 산정을 위한 기준 시점은 범죄의 기수시기이다. 계좌이체를 하거나 돈을 쓰는 즉시 기수가 되고 이후 돈을 반환하거나 충당해도 범죄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예를 들어 50억 횡령하고 20억을 채워 넣어도 50억에 대한 횡령죄가 된다. 다만 반환하거나 충당한 것은 양형에서 참작되어 감형될 수 있다.
많은 경우 횡령죄를 저지르면 해외로 도피할 것을 미리 계획한다. 범인의 해외 체류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되며 입국하면 다시 진행된다. 피해자가 돈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민사소송을 해야 하는데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의 소멸시효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시부터 10년이 지나면 완성된다. 따라서 그 전에 소를 제기해야 한다.

범인이 해외로 도주하면 소멸시효 완성 전에 공시송달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무변론 승소 판결을 받아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재산을 은닉하여 당장 강제집행을 못 해도 판결을 받으면 그때로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새로 진행되고 10년이 끝나갈 무렵 판결을 받아서 연장시킬 수 있다.

한동안 금융사범에 대한 관리와 대응이 소홀해 금융 증권 범죄에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최근 금융 범죄에 대한 모니터링이 다시금 강화되고 있으나 이 순간에도 드러나지 않은 횡령은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회사나 조직의 돈, 즉 타인의 돈을 내 돈처럼 쓰는 것은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 볼 수 있다.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