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회원국 간 관세 등 입장 차를 고려해 정상회의 공동성명은 내지 않기로 했다. 의장국 초청으로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으로서는 부담 없이 G7 정상들과 실용외교를 펼칠 기회를 잡은 셈이다.
최대 현안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인 만큼 세계 안보나 국제 경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이 중요하다.
G7 회의보다 중요한 게 한·미 정상 간 첫 대면이다. 한미동맹 기조는 말할 것도 없고, 북핵이나 중국의 해상 위협에 대한 공동 대처 의지도 밝혀야 한다. 통상과 방위비 협상 등 민감한 사안은 국익 최대화라는 협상 카드를 마련해야 한다.
이시바 일본 총리와 만나 한·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주목거리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자 광복 80주년을 맞아 실리를 중심으로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의 중동 정세로 보면 한·미·일 안보 협력은 강화해나갈 수밖에 없다. 다만 해법을 찾기 힘든 과거사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 게 일본과의 협력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다.
한·미·일 공조 강화는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는 사안이다. 최근 격화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의 배후에도 러시아와 중국이 있다. 중국과는 무역과 안보 등 사안별로 협의와 조정을 거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러시아와의 관계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혈맹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 관계를 고려하면 관계 개선은 발등의 불이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 공조에서 이탈할 수도 없다.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새 정부가 실용외교 노선의 틀을 잘 설정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