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사설] 극한 기상 일상화…먹거리 물가 비상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사설] 극한 기상 일상화…먹거리 물가 비상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배추 한 포기는 4853원으로 전월 대비 43.1% 오르는 등 폭염에 이은 폭우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배추 한 포기는 4853원으로 전월 대비 43.1% 오르는 등 폭염에 이은 폭우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태양이 춘분점을 기준으로 황도를 따라 120도에 이른 때를 절기로 대서(大暑)라 한다.

통상 장마가 끝난 뒤 찜통더위로 이어지는 시기다. '대서 더위에 염소 뿔도 녹는다'는 속담까지 있을 정도다.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를 보면 ‘슈퍼 폭염’이 일상화되는 듯하다. 한반도는 특히 지구 온난화 속도 면에서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른 지역 중 하나다.

폭염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수개월 전부터 육지와 대기의 상호 관계 파악이 필수적이다.
단순한 대기 현상을 파악하는 단기 예보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다. 네이처 자매지에 실린 한반도 기후 관련 논문을 보면 토양의 수분은 물론 멀리 떨어진 만년설도 한반도 기상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63년간의 기후 자료를 분석해 보니, 봄철 고비사막의 적설 감소와 겨울철 톈산산맥의 적설 증가가 한반도 폭염을 발생시킨다는 연구 결과다. 토양 내 수분이 23% 감소하면 대기 기온을 4도 올린다는 보고도 있다.

지난주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농지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98배 규모다. 1주일 새 주요 농산물 가격은 두 배로 올랐다.

폭우 뒤에 폭염은 농작물의 병충해·짓무름 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157만1000마리에 이르는 가축 폐사도 물가 변수다.

지난해 장마철 전체 가축 피해 규모(102만2000마리)를 훌쩍 넘었다. 한국은행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119.77로 전달보다 0.1% 올랐다. 3개월 만의 반등세다. 농림 수산품만 놓고 보면 상승폭이 0.6%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수개월 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공급 부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란 점에서 우려가 크다. 계란과 육계 가격은 국내외 조류인플루엔자 영향으로 4월 이후 줄곧 상승세다.

6월에 상승했던 국제유가도 시차를 두고 7월 생산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전 국민 소비쿠폰도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다.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