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상 장마가 끝난 뒤 찜통더위로 이어지는 시기다. '대서 더위에 염소 뿔도 녹는다'는 속담까지 있을 정도다.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를 보면 ‘슈퍼 폭염’이 일상화되는 듯하다. 한반도는 특히 지구 온난화 속도 면에서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른 지역 중 하나다.
폭염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수개월 전부터 육지와 대기의 상호 관계 파악이 필수적이다.
63년간의 기후 자료를 분석해 보니, 봄철 고비사막의 적설 감소와 겨울철 톈산산맥의 적설 증가가 한반도 폭염을 발생시킨다는 연구 결과다. 토양 내 수분이 23% 감소하면 대기 기온을 4도 올린다는 보고도 있다.
지난주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농지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98배 규모다. 1주일 새 주요 농산물 가격은 두 배로 올랐다.
폭우 뒤에 폭염은 농작물의 병충해·짓무름 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157만1000마리에 이르는 가축 폐사도 물가 변수다.
지난해 장마철 전체 가축 피해 규모(102만2000마리)를 훌쩍 넘었다. 한국은행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119.77로 전달보다 0.1% 올랐다. 3개월 만의 반등세다. 농림 수산품만 놓고 보면 상승폭이 0.6%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수개월 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공급 부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란 점에서 우려가 크다. 계란과 육계 가격은 국내외 조류인플루엔자 영향으로 4월 이후 줄곧 상승세다.
6월에 상승했던 국제유가도 시차를 두고 7월 생산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전 국민 소비쿠폰도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다.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