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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한국서 유니콘 기업 나오기 힘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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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한국서 유니콘 기업 나오기 힘든 이유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퀄컴 인공지능(AI) 이노베이터 프로그램 아시아태평양(APAC) 시연회.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퀄컴 인공지능(AI) 이노베이터 프로그램 아시아태평양(APAC) 시연회.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수는 1276개다. 절반을 넘는 717개가 미국 기업이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넘는 비상장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은 13개에 불과하다. 정부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126개의 예비 유니콘을 선정하고 7972억 원의 특별보증을 지원했는데도 성과는 미미하다.

코로나19 이후 4년간 229개의 유니콘 기업을 배출한 미국과는 천양지차다.
한국에서 스타트업 성장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은 기업 규모별로 가해지는 각종 규제다.

기업이 커질수록 규제에 노출되다 보니 스스로 몸집을 줄이는 ‘피터팬 증후군’까지 나타날 정도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인재와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싱가포르나 이스라엘 등과 딴판이다.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소요 기간은 평균 8.99년이다. 미국·독일·중국 등 유니콘 보유 상위 10대 국가의 평균 소요 기간 6.97년보다 2년 정도 늦다.

오픈AI나 앤스로픽 등 유명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2~3년 남짓 걸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의 부가가치 성장 기여도는 2010년 이후 대기업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비율은 매우 낮고, 오히려 중견에서 다시 중소기업으로 돌아오는 성장 역전 현상까지 나타날 정도다.

생산성과 잠재력이 높은 중소기업을 제대로 선별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원 기준이 매출 규모 중심으로 설계되다 보니 기업 스스로 성장을 회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낡은 규제부터 없애야 하는 이유다. 반도체나 인공지능(AI) 분야의 경우 금산분리 규제로 대규모 자본을 단기간에 투입하기 힘들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과 산업 자본의 유착을 막기 위해 만든 규제를 없애지 못한 결과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시사한 만큼 빠른 실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