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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연말특수 공식 사라진 체감경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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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연말특수 공식 사라진 체감경기 현장

서울 주요 상권의 외식업 매출을 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진은 명동 상점가.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주요 상권의 외식업 매출을 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진은 명동 상점가. 사진=뉴시스
최근 1년간 폐업한 소상공인은 100만 명 이상이다. 전국 자영업자 수도 1년 새 20만 명 가까이 줄었다.

점포당 매출은 줄고 비용만 오르다 보니 적자에 허덕이는 자영업 소상공인도 빠르게 늘 수밖에 없다.

연말 대목은커녕 IMF 외환위기 당시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보다 더 혹독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실제 서울 주요 상권의 외식업 매출을 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외식업체 수도 15만7108곳으로 2023년 이후에만 4000여 곳이나 문을 닫았다. 소비 여력 축소로 외식 빈도마저 뜸해졌다는 신호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를 보면 호프집 수는 3분기 기준 1만4456개다.

최근 2년 새 12.1%가량 줄어든 규모다. 호프집 평균 영업 기간도 2.9년에 불과하다. 서울 전체 외식업 점포는 13만1736개로 2년 새 2885개 줄었는데 이 중 69%인 1990개가 호프집일 정도다.

문제는 이게 구조적 현상이란 점이다. 일단 연말 회식 모임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다. 고물가·고금리 부담으로 기업이나 가계 모두 선택 가능한 지출부터 줄이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젊은이 사이에 일상적 소비보다 쓸 때 제대로 즐기려는 문화도 동네 상권에 타격을 주는 요인이다. 이게 지역이나 외식업·주류·카페·주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질소득 감소로 인한 구조적 불황인 만큼 내년에도 소비 회복이 힘들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신 등장하는 게 무인점포다. 전국의 무인점포 수는 이미 1만 개를 넘어섰다. 5년 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서울 지역 무인 매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늘어나는 인건비 상승과 배달 시장의 경쟁을 피해 무인 매장을 운영하는 중장년층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소멸 중인 지역상권 붕괴를 막으려면 정부 지원에 기대기보다 임대료 인하 등 자구(自救)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