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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8년 만에 워크아웃, 이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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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8년 만에 워크아웃, 이후 행보는?

쌍용건설, 26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워크아웃 신청

[글로벌이코노믹=김병화기자] 지난 2004년 이후 8년만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쌍용건설이 이후 어떠한 국면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쌍용건설은 26일 “오늘 오전 7시 내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워크아웃 신청 배경으로 심각한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 M&A와 자본확충 지연,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선수금 등 신규자금 조달 불가, 유동성 확보를 위한 미분양 할인판매 등으로 인해 2년 연속 대규모 손실 발생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채권단은 2주안에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 22일 부실채권정리기금 청산을 이유로 손을 털었고, 현재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다.

쌍용건설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 채권단은 현재 워크아웃 개시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코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보유 자산유동화어음(ABCP) 700억원을 출자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캠코는 불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에 쌍용건설 회생의 키는 해외사업 역량 유지 여부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쌍용건설이 살 수 있고 살아야 하는 이유와 제3자 유상증자가 가능한 이유는 바로 해외사업 때문”이라며 “쌍용건설은 국내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해외사업은 1843억 이익을 실현했고, 현재 8개국 16개 현장 약 3조원 공사를 수행 중이며 입찰사전심사(PQ)를 통과하고 본격입찰 진행 중인 공사만 23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쌍용건설은 김석준 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 회장의 거취문제는 쌍용건설 해외사업 경쟁력 유지와 직결한다는 주장이다.
쌍용건설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은 30여 년간 신뢰를 바탕으로 해외 발주처, 국가 최고 통치자와 네트워크 구축했고, 한-싱가포르 경제협력위원장을 역임하며 쌓아온 화교인맥은 국내 최고다”며 “현재 쌍용건설 해외수주의 99%를 김 회장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태가 법정관리, 부도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경우 국내 외 엄청난 후폭풍도 우려된다”며 “진행 중인 해외 3조원 공사가 중단됨에 따라 국제 법정분쟁이 야기될 수 있으며, 입찰 진행 중인 23조원 해외공사 입찰 자격이 박탈돼 1400여 협력업체가 연쇄 도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현재 쌍용건설은 ‘인수합병형 워크아웃’(출자전환과 유상증자) 통한 조속한 경영정상화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쌍용건설 한 관계자는 “최근 우발채무가 해소되고 워크아웃, 출자전환 얘기가 나오자 해외사업 경쟁력 때문에 국내외 유력투자자 접촉이 증가하고 있다”며 “유상증자 주체가 선정되면 채권단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동시 진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채권단은 손실 없이 쌍용건설이 정상화된 후 채권 회수가 가능한 만큼 조속한 출자전환과 유상증자가 성사되면 정부, 채권단, 쌍용건설 모두가 win-win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