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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中, ‘마천루 저주’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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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마천루 저주’ 내리나

5일에 한개씩 초고층건물 세워져… 공공채무는 GDP 50%에 육박
마천루의저주로꼽히고있는세계초고층건물(자료제공:코트라)이미지 확대보기
마천루의저주로꼽히고있는세계초고층건물(자료제공:코트라)
[글로벌이코노믹=편도욱기자] ▲1907년 20세기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47층 187m의 싱어빌딩 ▲1930년 세계 대공항의 상징이 됐던 102층 381m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국내 IMF의 발발 계기인 아시아 외환위기의 원흉으로 지목받은 1998년의 88층 452m의 페트로나스트윈타워 ▲2009년 두바이 파산 및 글로벌 금융위기의 계기가 됐던 163층 828m 부르츠할리파.
모두 마천루의 저주라 불리며 세계 경제불황 공포의 상징물로 알려져 있다.

16일 코트라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초고층 건물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른바 ‘마천루의 저주 공포’가 중국 내에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 마천루 저주에 빠지게 되면 현 중국의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가 또다시 극복하기 힘든 경제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마천루의 저주’는 초고층 빌딩이 완공되면 경제불황을 맞기 때문에 초고층 건물 건설은 경제불황의 예고한다는 이론이다.
지난 1999년 CIMB그룹의 앤드류 로렌스 부동산 수석 연구원이 100년간 사례를 분석해 해당 이론을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중국의 민간 싱크탱크(Think Tank)인 마천도시(摩天都市) 따르면 현재 중국 내 건설 중인 초고층 건물은 전 세계 초고층 건물의 87%로 10년 내에 약 1300개의 초고층이 세워질 전망이다.

중국에서 현재 세워진 초고층 건물만 470개(홍콩 제외). 추가로 332개가 건설 중에 있으며 516개가 건설 계획 단계에 있다. 반면 미국은 533개 초고층건물이 있고 추가 6개가 건설 중이며 24개가 건설 계획 중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10년 내 중국은 1318개의 초고층건물을 보유, 세계 제일의 마천루 국가가 될 전망이다. 건설 투자총액은 1조7000억 위안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중국경제주간(中国经济周刊)에서도 앞으로 3년간 중국에 5일에 한 개씩 초고층건물이 건설되며 5년 뒤에는 중국의 초고층건물의 수가 800개를 넘어 현재 미국 초고층건물 수의 4배에 육박할 전망이다.
광저우, 상하이, 베이징 같은 대도시들이 초고층건물 건설에 집중하고 있으며 2, 3선급 도시도 뒤따라 초고층건물 건설에 열중하고 있는 중이다. .
건설 중이거나 계획단계의 초고층건물이 장시성 난창에만 30여 개에 달하고 있으며 100만 미만의 도시 팡청강(防城港)에서도 528m의 아주국제금융센터 건설이 계획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후난 창사에 들어설 838m 규모의 스카이시티(天空城市)는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꼽히고 있는 두바이의 부르즈할리파보다 50층 더 높게 지어질 예정이다.

앞으로 중국의 초고층건물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동부 연해의 인구와 자원이 밀집된 지역의 경우, 활용할 수 있는 도시 공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중심업무지구(CBD)와 금융센터 등을 조성하기 위해선 고층 빌딩을 건설할 수밖에 없기 때문.

이같은 초고층 건물 ‘봇물 현상’에 대해 중국 내에서는 찬반 양론이 갈라져 있는 상황이다.

화둥(华东)사범대학 쉬창러 교수는 “임대료 수익, 관광 수익을 비롯해 지역 현대화를 상징하는 초고층건물이 가져오는 지역 경제 발전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며 “중국의 초고층건물은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경제의 위상을 상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초고층 건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중국 국가심계서(审计署)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의 총 채무액은 현재 12조 위안을 초과한 상태다. IMF도 최근 중국의 공공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넘어섰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마천루 지수를 처음 발표한 CIMB그룹의 부동산 연구 수석 앤드류 로렌스는 앞으로 4년간 전 세계 초고층건물의 40%가 건설되는 중국의 경우 이 기간안에 부동산 거품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가 둔화되면 건물이 완공된 뒤 건축주들이 기대했던 임대 수입을 올려 투자금을 원활하게 회수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마천루가 또다른 경제 위기를 불러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마천루의 생태학적 부작용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광둥 사회과학원 딩리(丁力) 교수는 “지난 10년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초고층건물 탓에 상하이 지반이 매년 평균 1.5㎝씩 가라앉고 있다”며 “지방정부는 체면 때문에 초고층건물을 짓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즉 지방 정부에게 경제성과가 다른 지역에 뒤처지더라도 초고층건물의 높이 경쟁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한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입지가 날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마천루 저주를 통해 무너진다면 세계 경제는 또다시 극복하기 힘든 침체기에 빠질 수도 있다”며 “철저한 수익성 검토와 투명한 건설 계약만이 마천루 공포에서 중국과 전 세계를 벗어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