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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 이어 한국공항공사도...끝나지 않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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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 이어 한국공항공사도...끝나지 않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내홍'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남부공항서비스' 근로자 717명, 설 연휴 전날부터 무기한 파업 돌입
정규직 전환 근로자와 신규 채용 근로자, 서로 다른 임금체계 적용...차별대우 불만 불가피
2019년 12월 13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본사에서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왼쪽 4번째), 조영진 한국공항공사 남부공항서비스 사장(오른쪽 2번째) 등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들이 '모·자회사 상생발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공항공사 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 12월 13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본사에서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왼쪽 4번째), 조영진 한국공항공사 남부공항서비스 사장(오른쪽 2번째) 등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들이 '모·자회사 상생발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공항공사
'인국공 사태'의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이어 한국공항공사도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서 비롯된 '내홍'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6일 한국공항공사 자회사인 남부공항서비스와 남부공항서비스 근로자 등으로 구성된 전국공항노동조합에 따르면, 전국공항노조는 지난 5일 제주공항 앞에서 집회를 갖고, 한국공항공사와 남부공항서비스에게 성의있는 태도로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 연휴 전날인 오는 10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남부공항서비스는 제주·김해·대구·광주공항 등 남부권 10개 공항의 시설물 관리·주차·미화 등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로, 이번 파업에는 남부공항서비스에서 일하는 전국공항노조 조합원 717명이 참여한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이유는 식대지급 등 처우개선과 현재 이원화돼 있는 급여체계의 개선을 위해서이다.

현재의 급여수준은 최저임금 수준인 월 185만~195만 원으로, 과거 용역업체 소속일 때와 같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공항서비스 사측의 입장도 난처해 보인다. 코로나19로 공항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시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하나의 자회사 안에 2개의 임금체계가 공존하게 됐다는 점이다.

한국공항공사는 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한 이후인 2017년 10월 자회사 설립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하기로 하고, 같은 해 12월 시설관리 자회사인 KAC공항서비스를 설립, 기존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KAC공항서비스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후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2019년 11월 남부권 10개 공항의 시설관리를 맡을 남부공항서비스를 별도로 설립, 지난해 1월 남부공항서비스는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된 KAC공항서비스 근로자 449명을 고용승계하고, 급여체계도 그대로 가져왔다.

이후 한국공항공사는 '신 임금체계'를 만들어 남부공항서비스에 내려보냈다. 이에 따라 남부공항서비스는 추가로 신규 채용하는 직원은 신 임금체계를 적용해야 했다.

결국, 같은 회사 내에 정규직 전환정책으로 정규직화된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 사이에 서로 다른 임금체계가 적용돼 차별대우 불만 제기가 불가피한 상황이 된 셈이다.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자회사가 아닌 본사 직고용을 강행하다가 기존 근로자 수십 명이 해고되고 취업준비생의 분노를 초래한 '인국공 사태'까지 빚어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은 지난 2일 신임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 취임 당일에도 김 신임 사장과 대치하며 정규직 전환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남부공항서비스 관계자는 "이원화돼 있는 급여체계를 통합하기 위해 현재 컨설팅을 진행 중"이라며 "이 과정에 노사가 협의해야 하는데 파업을 시작하면 급여체계 통합을 위한 협의과정이 더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