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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광폭 M&A 행보…재무 상황 이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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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광폭 M&A 행보…재무 상황 이상없다?

지난해 3분기 부채 비율 339.9%…연매출 ‘10조’ 문턱 좌절
테스 인수금액 자기자본 122% 넘어…자본조달방안 '박차'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오른쪽)이 지난 21일 싱가포르 풀러턴 호텔에서 로드니 뮤즈 나비스캐피탈파트너스 매니징 파트너와 '테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사진=SK에코플랜트이미지 확대보기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오른쪽)이 지난 21일 싱가포르 풀러턴 호텔에서 로드니 뮤즈 나비스캐피탈파트너스 매니징 파트너와 '테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사진=SK에코플랜트
“환경사업에서 국내 1위 지위를 단단히 하기 위해 볼트온 전략을 계속 추진하겠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환경 사업지 지위를 선점해야 한다”며 친환경을 강조했다. ‘탈(脫) 건설’이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에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SK에코플랜트는 최근 글로벌 E-waste 전문기업인 테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테스는 싱가포르에 위치한 전기·전자폐기물 전문 업체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 거점을 보유하고 관련 사업 전 분야에 걸친 밸류체인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평가받는다. 테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4억6500싱가포르달러(약 414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는 기존에 추진하던 폐기물 소각 사업에 IT 기기·전기차 배터리 등의 재활용·재사용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사업 확장, 득이 아닌 독?


이같은 신사업을 추진을 두고, 업계에서는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재무 부담이 늘어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정보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SK에코플랜트의 총차입금 규모는 2조4662억원으로 2020년 말 1조4465억원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순차입금 규모도 6000억원을 웃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339.9%를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한 단계 높은 HDC현대산업개발(120.5%), 한 단계 낮은 한화건설(281.6%)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SK에코플랜트의 최근 10년 간 누적 매출은 80조3248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1조1118억원이다. 연매출은 ‘10조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이뤄진 테스 인수금액은 1조2429억원인데, 이는 자기자본(1조180억원)의 122.10%에 해당한다.

최근 SK에코플랜트는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흥행에도 실패했다. 공모채 15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2년물 320억원, 3년물 76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1180억원의 자금을 모으는 데 그쳤다.

‘재무 부담 완화’가 과제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사명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바꾸면서 플랜트 사업부문을 떼어냈다. 회사 정체성은 건설사보다는 환경폐기물 업체에 가까워졌다.

새로운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환경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환경과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하기 이전부터 신사업으로 폐기물 처리를 낙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왔다. 지난 2020년 환경플랫폼 기업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한 데 이어 폐기물 소각 업체인 대원그린에너지‧새한환경‧그린환경기술과 의료폐기물 소각 기업인 디디에스‧도시환경‧이메디원을 인수했다.

또 기존 폐기물 소각에서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의료폐기물 소각 업체까지 인수하면서 사업 다각화의 포석을 마련했다. SK에코플랜트가 이들 기업 인수를 위해 투입한 자금만 4000억원이 조금 넘는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시설관리를 시작으로 유사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볼트온’ 전략으로 폐기물 업체 인수에 박차를 가했다.

앞으로 폐기물 처리 등 환경사업자 지위를 선점하고, 연료전지‧수소 사업의 외연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삼강엠앤티 인수로 해상풍력과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기존 건설사업은 주택을 중심으로 이익을 확보해 나간다. 올해 공동주택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고, 도시정비·민간도급사업 영업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과제는 사업 확장으로 커진 재무 부담에 대응하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까지 환경기업 인수에 2조원가량을 투자했다. 올해부터 IPO 이전까지 추가로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최근 추진 중인 프리 IPO를 통한 5000억원 조달도 포함돼 있다.

이에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의 지분 매각‧오는 2023년으로 예정된 IPO를 비롯해 추가적인 자본조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