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첫 레고랜드 개장…만리장성 복제품 앞세워 소비심리 자극 나서

글로벌이코노믹

中, 첫 레고랜드 개장…만리장성 복제품 앞세워 소비심리 자극 나서

中 소비 위축 흐름 속 외국 브랜드 테마파크에 기대…고가 입장료·지리적 제약은 과제
지난 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레고랜드 상하이 리조트 개장식에서 축포가 터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레고랜드 상하이 리조트 개장식에서 축포가 터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본토에 첫 선을 보이는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만리장성과 상하이 스카이라인 복제품 등을 앞세워 본격 개장했다. 경기 둔화로 위축된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하며 외국 브랜드의 체험형 콘텐츠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6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도심에서 약 50km 떨어진 진산구에 들어선 ‘레고랜드 상하이’가 전날부터 관람객을 맞기 시작했다. 이 테마파크는 8500만 개 이상의 레고 블록을 활용해 만리장성과 상하이 고층 빌딩군 등 도시 상징물을 재현했으며 75개 이상의 놀이기구와 모델, 대표적인 레고 노란색 피규어들을 갖췄다.

◇ 고비용 구조·위치 제약 속 '외국 브랜드 프리미엄' 노려


이번 프로젝트를 공동 운영하는 피오나 이스트우드 머린 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FT와 인터뷰에서 “중국 내 입지를 강화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리에겐 큰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중국 테마파크 산업은 2010년대 급성장을 거쳐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반적인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으로 전국 약 200개 테마파크 가운데 다수가 낮은 수익률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인프라 전문 컨설팅기업 에이컴의 베스 창 이코노미스트는 “일선 대도시 소비자들은 여전히 구매력과 체험 수요가 존재한다”면서도 “레고랜드는 입장료가 비싸고 교외에 위치해 있어 매우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외국 유명 지식재산을 활용한 테마파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입장객 유치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디즈니는 지난 5월 상하이 디즈니랜드 내 스파이더맨 존 확장 공사에 착수했으며,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2027년까지 ‘해리포터 스튜디오 투어’를 상하이에 개장할 계획이다. 미 하스브로는 같은 해 개장 예정인 3억3000만 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피파피그’ 테마파크 계획도 발표했다.

◇ 소비 '감정화' 흐름 속 문화·정서 결합 전략도


레고랜드 상하이 건설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현지 정부와의 협약으로 시작돼 2021년 착공했다. 중국시장 전문 컨설팅업체 CIC의 천션위 수석 컨설턴트는 “외국 IP 기반 테마파크들은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젊은 소비자층은 감정적·체험 중심의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비야디 브랜드의 고카트나 중국 전통 캐릭터인 ‘손오공’ 등을 포함한 지역 문화 콘텐츠도 일부 접목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상하이 인근 창저우에서 방문한 20대 여성 뤄이팅은 “어릴 때 레고를 좋아했다”며 “디즈니 연간 이용권에 이어 레고랜드 연간권도 1399위안(약 27만8000원)에 구매했다”고 말했다.

머린 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중국 남부 선전시에도 두 번째 레고랜드를 짓고 있다. 이스트우드는 “개학 이후 가족 단위 수요 감소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개장 후 운영의 난관을 시사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