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5개사와 해남서 첫 '공동접속 설비' 업무협약 체결
통합 변전소 가동… 새만금·고창 등 전국 9개 단지로 복제 확산
통합 변전소 가동… 새만금·고창 등 전국 9개 단지로 복제 확산
이미지 확대보기한국전력이 해상에서 생산된 전력을 내륙으로 끌고 올 때 각 기업이 선로를 제각각 깔던 낡은 방식을 폐기하고, 거점 변전소 하나로 묶어 서해안 초고압직류송전(HVDC)망에 직결하는 ‘공동접속 파이프라인’을 세계 최초로 표준화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15일 한전 경인건설본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및 글로벌 해상풍력 발전사 5개사와 함께 해남지역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9일 전했다.
이번 협약에는 △CIP(해금·해송) △KREDO(신안블루) △DWO(청해진) △조도풍력발전(외병도) △다도풍력(운림) 등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발전사들이 동참했다. 이들은 단순히 비용을 분담하는 것을 넘어, 전력망과 발전설비의 적기 준공이라는 거시적 모멘텀에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중복 투자로 인한 천문학적 비용 손실은 물론, 선로가 지나가는 지역 주민들과의 환경적·사회적 갈등은 고스란히 기업과 국가의 리스크로 돌아왔다.
한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접속'이라는 플랫폼을 세웠다. 발전사들의 고객 변전소와 한전의 HVDC 변환소를 하나로 통합 구축하고, 이 접속설비를 공유재 형태로 공동 활용하는 것이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무려 703㎞에 달했던 전력망 건설 거리가 이번 통합 구조를 통해 287㎞로 416㎞ 단축된다. 선로가 줄어들면서 한전과 발전사들이 아낄 수 있는 투자비만 약 3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의 난개발을 물리적으로 방어하고, 송전선로 건설의 최대 단점이었던 주민 수용성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신의 한 수라는 평가다.
이번 해남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적 가치는 해상풍력 발전력을 섬이나 해안가에서 내륙을 거치지 않고 서해안 HVDC망에 다이렉트로 연계시킨다는 점이다. 서해안과 호남 지역에 고립되어 있던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전력 소비가 밀집된 수도권으로 효율적으로 나르기 위한 핵심 혈관을 뚫은 셈이다.
한전은 이번 해남 프로젝트의 성공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새만금을 비롯해 고창, 고흥, 영흥, 태안 등 전국 9개 거점에 공동접속 단지를 릴레이 구축한다는 메가 로드맵을 수립했다. 이 거대한 전력망 재구성이 완료되면 전력망 건설을 둘러싼 국가적 갈등과 사회적 비용은 획기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향후 법정 계획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및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이번 해남 공동접속 사업을 공식 반영하기로 했다. 정책적 구속력을 확보해 발전사들과의 세부 업무협약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번 해남 지역 공동접속 업무협약은 대한민국 해상풍력 계통 연계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꾸는 역사적 대전환점”이라며, “발전단지와 공용망을 하나로 묶는 전력망 재구성을 통해 기업의 사업 부담을 덜고, 국가적 당면 과제인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040sys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