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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신라젠, 항암제 기대에 주가 날갯짓…광풍 혹은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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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신라젠, 항암제 기대에 주가 날갯짓…광풍 혹은 폭풍

9월 들어 60% 넘는 급등세
펙사벡 기대감에 주가 폭등
돈 되려면 아직은 시간 필요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신라젠이 올 들어 폭등세다.

일각에서는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떠나면 신라젠이 코스닥 바이오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확실한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 부풀려진 게 아니냐는 염려도 있다.
신라젠은 지난해 12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기업이다. 최근 들어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백신형 항암제 '펙사벡'(Pexa-Vec, JX-594)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신라젠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리고 있는 펙사벡은 유전자를 재조합한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다. 천연두 백신으로 이용했던 백시니아 우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변형, 암세포의 성장 유도 효소인 티미닌 키나아제를 결핍시켜 암세포 성장을 억제시킨다. 이 회사에 따르면 부작용은 발열, 오한, 기침, 피로 등 감기 유사증상이 대부분이다. 해열제로 통제 가능한 수준이다.

신라젠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이달 들어서부터다. 펙사벡의 가치가 최소 1조원 수준이라는 분석보고서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폭증한 것. 이때까지만 해도 1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이달 중순 3조원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현재는 조정을 겪고 있어 2조7000억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신라젠의 올해 최저가는 지난 2월 20일 기록한 8900원이다. 이때 사서 최고가(5만100원, 9월 15일)에 팔았다면 수익률은 462.92%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상장 당시 공모가(1만5000원) 대비로 봐도 234%의 상승률이다.

이 회사는 적자기업인데다가 사실상 내세울 수 있는 제품은 현재 임상 진행 중인 펙사벡뿐이다. 분석리포트도 많지 않은데다 커버리지에 넣어 목표가와 투자의견을 제시한 회사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제품의 가치가 매우 높다는 보고서는 시장에 ‘불’을 질렀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내놓은 신라젠 분석보고서에서 "펙사벡은 면역항암치료제 분야의 허브"라며 "현재 간암 적응증에 대해 임상 3상 중이고 신장암과 대장암, 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 대한 임상시험이 병용요법을 통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 연구원은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과 더불어 간암치료제 시장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펙사벡의 다양한 임상 파이프라인 중 간암치료제 시장만의 가치가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펙사벡은 간암치료제와 더불어 병용요법을 통해 다른 적응증 시장의 확장 가능성도 갖고 있어 다양한 고형암 시장에서도 추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1년 암젠이 바이오벡스(Biovex)로부터 3상에 진입한 항암 바이러스인 임리직(Imlygic)을 약 1조원(미화 10억달러)에 인수한 선례와 지난해 BMS가 사이옥서스 테라퓨틱스(PsiOxus Therapeutics)로부터 전임상 중인 항암바이러스 NG-348을 1조원에 거래한 것을 감안하라고 조언했다. 이를 보면 현재 3상 단계에 있는 펙사벡의 가치도 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관건은 현재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이 회사가 언제부터 돈을 벌 수 있을지다. 신라젠은 지난해 상장 전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펙사벡(간암)의 임상 3상을 성공하고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진행 시기를 2019년으로 잡았다. 이를 감안하면 첫 '매출' 시기를 2020년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당장은 지켜볼 일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을 거쳐 시판될 확률을 6% 정도로 본다. 하지만 임상 3상에 진입한 치료제의 시판 확률은 80% 정도다.

버블 우려가 나오는 것은 펙사벡의 가치를 1조원으로 가정해도 이 회사의 시총이 3조원대까지 가는 등 급증했기 때문이다.시장은 펙사벡뿐만 아니라 다른 신약이 이를 뒷받침해줄 것이라 본다.

현 시점에서 펙사벡과 이를 적용해 병용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파이프라인은 총 7개다. 신장암과 대장암, 기타 고형암 등 다양한 암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다만 간암과 유방암 치료제(임상 2상)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치료제는 임상 1상 단계다. 이들 치료제는 시판까지 불확실성이 높다. 아직까지 성공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 재무비율



신라젠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바탕으로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지표는 모두 부진하다. 이 회사는 항암제 신약을 개발 중인 법인으로 약품 판매에 따른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2분기 말 기준으로 403.60%다.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유동성은 크다.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라 본다. 2분기 말 기준으로 신라젠의 유동자산은 1706억원, 유동부채는 423억원이다.

부채 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31.6%다. 2분기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부채는 총 624억원이며 자본총계는 1977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00%를 밑돌수록 좋다.

지표상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이 견조한 이유는 이 회사가 증자와 주식매수 선택권 행사, 전환권 행사 등을 통해 자본금을 늘리고 있어서다.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산출되지 않는다.

성장성 비율도 부진하다. 매출액 증가율은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35.8%에 달하나 영업이익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또한 마이너스다.

수익성 지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영업이익률은 수치상으로 -760.9%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709.50%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22.50%다.

■ 기업개요와 지분분석



신라젠은 2006년 설립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항암 바이러스 면역치료제(Oncolytic Virus Immunotherapy)를 연구 및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항암제는 암 치료를 목적으로 유전자를 재조합한 항암 바이러스를 이용한다. 바이러스가 인체의 정상세포에는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감염시킨다. 바이러스는 감염된 암세포를 파괴하는 동시에 우리 몸안의 면역체계를 일깨워 면역체계 스스로 암을 치료하도록 유도한다.

신라젠은 지난 2015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선도물질(Lead Candidate)인 펙사벡(Pexa-Vec)에 대해 세계 20여 개국 600여 명의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허가를 받았다.

한국, 대만, 태국, 뉴질랜드 등 각 국가에서 순차적으로 임상 3상 시험 개시에 대한 승인을 획득해 나가면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아직까지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문은상 대표다. 투자자로 참여했다가 대주주로 경영에 참여, 2014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현재 보유 지분은 17.34%다. 친인척 등 특별관계자의 지분은 6.02%이며 기타 친인척의 지분도 5.77%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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